'디지털 방송 시대의 주역은 케이블TV.'

인터넷TV(IPTV) 등에 밀려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케이블TV 업계가 KT 등 통신업체들을 상대로 대반격에 나섰다. 2012년 말로 예정된 지상파방송 송수신 방식의 디지털 전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지금보다 10배 이상 빠른 기가급 초고속인터넷 기술을 장착하기로 했다. 실감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입체 TV 방송도 선보일 계획이다.

길종섭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케이블TV쇼' 개막식에서 "미디어 빅뱅이 예고될 만큼 방송통신 시장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며 "케이블TV가 변화의 중심에 서서 디지털 강국 코리아를 이끌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길 회장은 나아가 "기초생활 수급자뿐 아니라 차상위 계층까지도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유료 방송시장을 독식해 온 케이블TV업계는 작년 말 KT LG데이콤 SK브로드밴드 등의 IPTV 상용 서비스로 1500만 가입자 기반이 흔들리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실시간 IPTV 가입자는 38만명에 불과하지만 IPTV사업자들은 연말까지 150만명 유치를 목표로 잡고 있다.

이번 디지털 케이블TV쇼에서는 입체TV,기가급 초고속인터넷,TV전화서비스 등 신개념 서비스들이 대거 소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케이블망(HFC)을 통해 3차원 실감 영상을 체험할 수 있는 입체 TV 기술을 선보였다. 대전지역 복수유선방송사업자(MSO)인 CMB가 입체방송용으로 별도 제작했다. 방통위는 내년 2~3개 MSO를 통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입체 TV 시범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경제TV는 디지털케이블TV를 시청하면서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실시간 데이터로 트레이딩을 할 수 있는 연동형 증권방송을 선보였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