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5일 2차 핵실험 이후 단거리 미사일 6발을 쏜 데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공언하고 추가 핵실험 가능성마저 보이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4일에는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가 51분 만에 퇴각하기도 했다.

최근의 북한 군 동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설 및 불안한 후계구도 문제와 맞물리며 한반도의 위기를 증폭시키는 양상이다.

남북이 충돌할 경우 가장 우려되는 곳은 역시 서해 NLL 지역이다. 현재 북한 군은 해안 초소와 함정의 탄약 비축량을 평시의 두 배로 늘리고 합동사격훈련과 상륙작전을 수시로 벌이는 등 도발 징후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군과 정보당국은 서해 NLL 인근에서 선단을 이뤄 조업하던 중국 어선 90여척 중 70여척이 지난 3일 밤 사이 자취를 감춘 배경을 파악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일단 북 경비정의 NLL 침범에 대해 꽃게 조업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해석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경비정이 중국 어선을 좇아 NLL 이남으로 남하하다가 0.9마일 지점에서 멈춰 중국 어선을 주시하다 중국 어선이 북상하자 함께 움직였다"며 "북한 어선 여부를 확인하고 단속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 경비정이 퇴각하라는 우리 군의 경고방송을 무시하고 51분이나 머문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 군이 비상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떠보기 위해 꾸민 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군의 대처 요령과 방식을 파악하고 실제 충돌 때 공격 및 반격 시나리오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군 일각에서는 북한이 도발의 명분을 찾기 위해 경비정을 출동시켰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여러 가지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하기 위해 NLL을 침범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