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3남 김정운이 결정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장남인 김정남이 현재 체류 중인 마카오에 머물면서 중국에 망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일본의 산케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이미 김정남 주변 인사들에 대한 숙청을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등 북한 내에서는 김정운을 정점으로 하는 새 체제 구축 작업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비밀경찰인 국가안전보위부는 4월3일 평양 시내에서 김정남의 측근 여러 명을 구속했다. 마카오에서 이런 정보를 들은 김정남은 북한 내의 측근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같은 달 7일에는 다른 측근이 구속된 것으로 파악되자,김정남은 체제 이행에 따른 숙청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마카오에 머물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은 4월4일 베이징에 사는 제1부인에게 "어젯밤 동급생이 연행당했다"고 전화로 연락했고,7일에는 다른 나라에 있는 측근에게 전화로 "최근 내 주변 사람들이 국가안전보위부에 연행되는 등 심상치 않은 일이 연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당분간은 평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장성택 국방위원이 지난 3월 초순 김정남 김정철 김정운 3형제에 대해 면접 조사를 했으며 당시 김정남 김정철은 후계를 거부했다. 이후 조선인민군을 중심으로 김정운 후계 체제 구축에 들어갔으며,이 과정에서 김정남의 측근이 구속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일본 주간지 아에라는 8일자 최신호에서 지난 5월 초 김 국방위원장이 다시 쓰러졌을 가능성이 있으며,이것이 북한이 최근 핵실험을 예상보다 일찍 실시하고 후계체제 구축을 서두르는 배경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