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미국 금융회사들이 부외자산(off-balance-sheet)을 재무제표에 기입하도록 한 새 회계기준의 시행을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고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부외자산이란 재무제표에 포함되지 않고 각주형태로 간략이 언급되는 자산과 부채를 뜻하는 말이다.지금까지 미국 회계기준(US-GAAP)에서 각종 파생상품과 특수목적회사(SIV)의 손익은 모두 부외자산으로 간주돼 공식 재무제표에 누락돼왔다.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이들 금융기법에 대한 회계관리를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자 지난 5월 미 회계기준위원회(FASB)는 2010년부터 부외자산을 재무제표에 기록토록 회계규정을 바꿨다.월가의 금융사들이 이 개정안을 문제삼고 나온 것이다.

WSJ에 따르면 미 상공회의소, 모기지은행협회(MBA), 미국생명보험협히(ACL) 등 금융사와 연관된 16개 단체들은 지난 1일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부장관에서 서한을 보내 부외자산을 재무제표에 기입하도록 하는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다.서한에서 금융사들은 새 규정이 도입되면 부실자산 규모가 늘어나 “얼어붙은 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WSJ는 JP모건 한 곳에서만 145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재무제표에 포함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융사들이 회계규정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꾸기 위해 워싱턴에 엄청난 돈을 퍼붓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이들 16개 금융계 단체는 올해초 보유자산을 시장가격으로 회계처리하도록 한 기존 규정을 완화하기 위해 1분기에만 총 2760만달러(343억원)를 썼다.미 증권거래위원회(SEC) 회계 책임자였던 린 터너는 “돈을 들여 의원들을 매수하려는 금융계의 고질병이 또다시 도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