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휴대폰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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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만큼 사람 속을 터지게 하는 '물건'도 별로 없다. 급히 자료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먹통이 된 컴퓨터를 바라보며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메일이 갑자기 열리지 않거나 전원을 꺼도 멀쩡하게 화면이 떠 있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진다. 모르는 게 죄라고 어디 분풀이할 데도 마땅치 않다. 컴퓨터를 좀 안다는 친구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게 고작이다.
컴퓨터뿐 아니라 휴대폰을 쓰다가도 이 같은 일을 당하게 될 것 같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복잡계 네트워크 연구소는 600여만명을 대상으로 휴대폰 바이러스가 퍼지는 경로를 알아냈다. 블루투스(근거리 무선통신)가 가능한 휴대폰과 인터넷에 무선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컴퓨터 기능을 갖춘 휴대폰)을 통해서 주로 감염된다고 한다. 블루투스로는 10~30m 반경 내의 다른 휴대폰으로만 바이러스가 퍼지지만 스마트폰을 통해서는 거리에 관계없이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휴대폰 바이러스는 이미 600여종이 확인된 상태다. 대부분 스마트폰에 잠복해 있고 같은 운영시스템(OS)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감염된다. 노키아의 운영시스템 '심비안'을 쓰는 스마트폰에선 주소록 삭제,화면에 해골 아이콘 등장,배터리 수명 단축 같은 피해사례가 생겼다.
아직은 스마트폰이 전체 휴대폰의 5% 안팎이어서 피해가 크지 않지만 보급률이 10%를 넘으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매년 150% 씩 성장하고 있으니 조만간 닥쳐올 일이다. 그렇게 되면 통화내용 유출,불법적인 요금부과,전화 기능장애,사용자 위치 파악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등 여러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1986년 첫 컴퓨터 바이러스가 출현했을 때만 해도 별 것 아닌 듯했지만 인터넷이 상용화되자 그 피해가 커진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은 도입 단계다. 하지만 새로운 통신기기에 대한 호기심이 워낙 강해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휴대폰 바이러스의 피해가 어느 나라보다도 클 수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컴퓨터는 직장별로 방화벽을 설치해 바이러스 감염을 막지만 휴대폰은 그럴 수도 없다. 설상가상으로 변종 바이러스라도 나오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재앙이 생길 수도 있다. 지금부터 대책을 세워야 하는 이유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컴퓨터뿐 아니라 휴대폰을 쓰다가도 이 같은 일을 당하게 될 것 같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복잡계 네트워크 연구소는 600여만명을 대상으로 휴대폰 바이러스가 퍼지는 경로를 알아냈다. 블루투스(근거리 무선통신)가 가능한 휴대폰과 인터넷에 무선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컴퓨터 기능을 갖춘 휴대폰)을 통해서 주로 감염된다고 한다. 블루투스로는 10~30m 반경 내의 다른 휴대폰으로만 바이러스가 퍼지지만 스마트폰을 통해서는 거리에 관계없이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휴대폰 바이러스는 이미 600여종이 확인된 상태다. 대부분 스마트폰에 잠복해 있고 같은 운영시스템(OS)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감염된다. 노키아의 운영시스템 '심비안'을 쓰는 스마트폰에선 주소록 삭제,화면에 해골 아이콘 등장,배터리 수명 단축 같은 피해사례가 생겼다.
아직은 스마트폰이 전체 휴대폰의 5% 안팎이어서 피해가 크지 않지만 보급률이 10%를 넘으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매년 150% 씩 성장하고 있으니 조만간 닥쳐올 일이다. 그렇게 되면 통화내용 유출,불법적인 요금부과,전화 기능장애,사용자 위치 파악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등 여러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1986년 첫 컴퓨터 바이러스가 출현했을 때만 해도 별 것 아닌 듯했지만 인터넷이 상용화되자 그 피해가 커진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은 도입 단계다. 하지만 새로운 통신기기에 대한 호기심이 워낙 강해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휴대폰 바이러스의 피해가 어느 나라보다도 클 수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컴퓨터는 직장별로 방화벽을 설치해 바이러스 감염을 막지만 휴대폰은 그럴 수도 없다. 설상가상으로 변종 바이러스라도 나오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재앙이 생길 수도 있다. 지금부터 대책을 세워야 하는 이유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