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75억유로(약 30조8700억원),23개 브랜드 보유,130개국 진출,하루 생산 제품 수 1287만6700개….'

올해 100주년을 맞은 프랑스의 세계 1위 화장품그룹 '로레알'의 현재 모습이다. 로레알은 1909년 최초의 염모제를 개발해 한 세기를 화장품 한우물만 팠다.

지난 5일 만난 클라우스 파스벤더 로레알코리아 사장(46 · 사진)은 "로레알의 100년에는 '혁신'과 '다문화 인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0년간 5명의 최고경영자(CEO) 중 창업주 유젠 슈엘러를 포함해 3명이 과학자 출신"이라며 "로레알은 염모제는 물론 샴푸,헤어스프레이,선탠로션 등으로 세계 뷰티산업을 혁신시켜 왔다"고 자랑했다.

로레알의 제품은 'New(새로운) different(다른) better(더 나은) relevant(관련있는)' 틀에서 탄생한다는 것.이는 유독 혁신 제품에 관심이 높은 한국시장에서 로레알의 14개 브랜드가 성장하는 비결이란 설명이다.

파스벤더 대표는 "로레알이 한국시장에 진출한 지 이제 15년에 불과하지만 한국은 세계 10대 전략시장"이라며 "한국에서 성공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레알은 세계 네 번째 연구개발(R&D) 센터를 한국에 세웠고 아시아 시장의 중요한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로레알의 대표 브랜드인 '랑콤'의 '뉴트릭스 로얄'은 한국시장을 위해 개발됐지만 이젠 세계 각지로 수출되는 대표 제품이다. 파스벤더 대표는 "한국에서 랑콤,키엘,비오템 등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들이 선전하고 있고 헤어살롱과 약국에선 로레알 제품이 판매 1위"라며 "메이블린 뉴욕,로레알 파리는 한국의 브랜드숍 등 독특한 판매구조에서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스벤더 대표는 "130개 진출국의 소비자와 시장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다문화 인재'도 로레알 100년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랑콤',일본의 '슈에무라',미국의 '키엘'처럼 특정 국가를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로레알을 통해 세계로 뻗어가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

로레알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현지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선 올해 '워킹맘,두번째 아름다운 선택' 캠페인을 진행한다. 그는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M커브(출산 ·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이 심각하다"며 "여성 재취업을 도와주는 커리어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