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카리스마가 '허무 축구'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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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최초 7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감독, 자율ㆍ경쟁ㆍ화합 리더십 화제
'허 스토리 완성판'은 월드컴서 개봉
'허 스토리 완성판'은 월드컴서 개봉
한국 축구대표팀이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서 대표팀 사령탑인 허정무 감독(54)의 러더십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딱딱하면 부러진다'는 게 허정무 리더십의 핵심이다. 그는 감독 초임에는 '진돗개'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선수들을 혹독하게 몰아붙였지만 월드컵 최종예선전에선 자율 · 경쟁 · 화합의 코드로 태극전사를 지휘해 아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허정무 호'의 위대한 도전은 한국 축구 '허 스토리'의 서곡이라고 볼 수 있다.
▲자율 리더십:허 감독은 "스스로 몸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해 자율 경쟁을 통한 옥석 가리기로 선수들이 알아서 훈련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난달 30일 대표팀을 이끌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도착한 허 감독은 7일 열린 UAE와 최종예선 6차전을 앞두고도 자율리더십을 실천했다. 그는 한국의 월드컵 7회 연속 본선행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였지만 대표팀 훈련 스케줄을 비교적 느슨하게 잡았다. 두바이 낮 기온이 섭씨 4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라 실외 훈련을 할 수 없는 여건 탓도 있었지만 태극전사 스스로 자기 몸 관리를 잘 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실제 대표팀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7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단 한 차례 경기장에서 팀 훈련을 소화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간은 사실상 자유시간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이런 자율체제 속에서도 철저히 개인 관리에 힘을 쏟았다. 대부분 선수들은 매일 정해진 훈련시간 외에도 호텔의 웨이트트레이닝 센터를 찾고 호텔 방에서 상대팀 경기 장면이 담긴 DVD를 보며 분석을 했다.
▲경쟁 리더십:허 감독은 또한 무한한 '경쟁'을 통해 팀의 역량을 끌어올렸다. 그는 지금까지 대표팀을 이끌고 20차례 넘게 A매치를 치르면서도 매번 똑같은 멤버를 최종 엔트리에 뽑지 않았다. 한때 잘 나가던 축구 스타였어도 유럽 리그,K-리그에서 부진하거나 주전으로 뛰지 못하면 대표팀에 뽑지 않았고 신인이라 해도 꾸준한 실력을 보이면 과감하게 발탁했다. 실력 있는 신인을 계속 선발하고 부진한 선수는 바로 퇴출하는 원칙만이 존재했던 셈이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붙박이 대표팀 선수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고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 누구든지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팀의 막내 기성용은 그 대표적인 케이스다.
▲화합 리더십:허 감독의 강한 카리스마가 친화 리더십으로 바뀌면서 대표팀 분위기가 밝아졌다. 그는 2007년 말 대표팀을 맡을 때까지만 해도 예전의 강성 이미지를 유지했다. 그러나 월드컵 3차 최종예선에서 북한과 1-1로 비기고 그의 리더십에 대한 비난이 터져나오자 '일방주의'를 포기했다.
부드러운 화합 리더십으로 자신이 먼저 선수들에게 한걸음 다가갔다. 이번 UAE전을 앞두고도 선수단 전체가 모여 지난 UAE 대표팀 경기를 지켜볼 때 허 감독은 자유로운 의사 교류를 위해 일부러 자리를 피했다. 작년 사우디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이근호가 동료와 함께 할아버지가 된 허 감독을 위해 '아기 어르기 세리머니'를 펼친 것은 화합 리더십이 대표팀에 완벽하게 착근했다는 '증거'였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딱딱하면 부러진다'는 게 허정무 리더십의 핵심이다. 그는 감독 초임에는 '진돗개'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선수들을 혹독하게 몰아붙였지만 월드컵 최종예선전에선 자율 · 경쟁 · 화합의 코드로 태극전사를 지휘해 아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허정무 호'의 위대한 도전은 한국 축구 '허 스토리'의 서곡이라고 볼 수 있다.
▲자율 리더십:허 감독은 "스스로 몸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해 자율 경쟁을 통한 옥석 가리기로 선수들이 알아서 훈련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난달 30일 대표팀을 이끌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도착한 허 감독은 7일 열린 UAE와 최종예선 6차전을 앞두고도 자율리더십을 실천했다. 그는 한국의 월드컵 7회 연속 본선행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였지만 대표팀 훈련 스케줄을 비교적 느슨하게 잡았다. 두바이 낮 기온이 섭씨 4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라 실외 훈련을 할 수 없는 여건 탓도 있었지만 태극전사 스스로 자기 몸 관리를 잘 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실제 대표팀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7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단 한 차례 경기장에서 팀 훈련을 소화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간은 사실상 자유시간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이런 자율체제 속에서도 철저히 개인 관리에 힘을 쏟았다. 대부분 선수들은 매일 정해진 훈련시간 외에도 호텔의 웨이트트레이닝 센터를 찾고 호텔 방에서 상대팀 경기 장면이 담긴 DVD를 보며 분석을 했다.
▲경쟁 리더십:허 감독은 또한 무한한 '경쟁'을 통해 팀의 역량을 끌어올렸다. 그는 지금까지 대표팀을 이끌고 20차례 넘게 A매치를 치르면서도 매번 똑같은 멤버를 최종 엔트리에 뽑지 않았다. 한때 잘 나가던 축구 스타였어도 유럽 리그,K-리그에서 부진하거나 주전으로 뛰지 못하면 대표팀에 뽑지 않았고 신인이라 해도 꾸준한 실력을 보이면 과감하게 발탁했다. 실력 있는 신인을 계속 선발하고 부진한 선수는 바로 퇴출하는 원칙만이 존재했던 셈이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붙박이 대표팀 선수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고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 누구든지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팀의 막내 기성용은 그 대표적인 케이스다.
▲화합 리더십:허 감독의 강한 카리스마가 친화 리더십으로 바뀌면서 대표팀 분위기가 밝아졌다. 그는 2007년 말 대표팀을 맡을 때까지만 해도 예전의 강성 이미지를 유지했다. 그러나 월드컵 3차 최종예선에서 북한과 1-1로 비기고 그의 리더십에 대한 비난이 터져나오자 '일방주의'를 포기했다.
부드러운 화합 리더십으로 자신이 먼저 선수들에게 한걸음 다가갔다. 이번 UAE전을 앞두고도 선수단 전체가 모여 지난 UAE 대표팀 경기를 지켜볼 때 허 감독은 자유로운 의사 교류를 위해 일부러 자리를 피했다. 작년 사우디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이근호가 동료와 함께 할아버지가 된 허 감독을 위해 '아기 어르기 세리머니'를 펼친 것은 화합 리더십이 대표팀에 완벽하게 착근했다는 '증거'였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