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답십리 맞춤 양복점 매출 늘리려면

Q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1동에서 양복점 '엘부림'을 운영하고 있는 박수양(58)입니다. 지하철 5호선 답십리 삼거리 인근에서 33㎡(10평형)짜리 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 위치에서 50m 떨어진 곳에서 30여년 동안 '부림양복점'이란 상호로 영업을 하다가 지난해 5월 지금 점포로 이전했습니다. 인수 당시 권리금 1억원,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70만원의 조건으로 계약했습니다. 인테리어와 초도 상품비로 1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저는 40년 전 고향인 경기도 광릉을 떠나 양복점의 메카인 서울 중구 소공동의 양복점에 취직했습니다. 양복기술을 연마한 뒤 7년 만에 양복점을 열었습니다. 양복점을 찾아주는 고객의 신체적 특성이나 개성을 고려한 명품 맞춤양복을 만들겠다는 신념을 갖고 영업을 해왔습니다. 좋은 양복을 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노력한 결과 남성복기술경진대회 특상,서울기능경기대회 은메달,노동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습니다.

영업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하고 있습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아내와 둘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다니는 둘째 아들도 도와줍니다. 양복 가격은 27만원부터 최고 100만원까지 다양합니다. 월 평균 1500만원 정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원단 값과 부대 비용 등을 제하면 순익은 30% 선입니다. 양복을 짓는 기술은 어느 누구와 비교해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소비시장 트렌드에 맞춰 상호를 '엘부림'으로 변경하고 브랜드 양복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전단지를 제작해 배포하고 할인권을 발송하는 등 홍보마케팅 활동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노력에 비해 기대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매출 활성화 방안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명품 수제양복 강조하고 출장서비스 도입해야

A 많은 양복공들이 1970년대 하반기부터 기성복에 밀려 업계를 떠났지만 의뢰인은 기술력을 밑천으로 업계를 지켜왔습니다. 업계의 환경 변화에 대응해 제품을 브랜드화 하고,새로운 운영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기획되고,홍보를 해야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맞춤을 선호하는 고객들은 단골 양복점을 이용하기 때문에 멀리 이사를 가도 찾아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를 이어 찾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매출 상위 10%의 고객이 90%의 매출을 올려주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들 고객은 다른 고객보다 특별한 대우를 원합니다. 고객들의 연락처를 활용한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합니다. 패션 정보나 사은행사 등을 휴대폰 문자서비스(SMS)로 알려주면 효과가 좋습니다.

양복을 맞추려면 체형측정,가봉,완성 단계에 걸쳐 3차례 매장을 방문해야 합니다. 의뢰인은 고객들의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올인원시스템(All In One System)'을 개발,한 번만 방문하면 되도록 개선했습니다. 40여년에 걸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또 완성된 양복의 구김을 방지하기 위해 특수박스를 제작하는 등 고객 서비스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의 방문만으로 맞춤양복이 만들어지면 기성복을 배달받은 느낌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맞춤양복의 경우 체형이나 원단질감,최신 유행 등에 대해 세심하게 설명해주는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고가 양복을 구입하는 고객에 대해 무료로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도입한다면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답십리의 입지적 특성을 고려하면 유명호텔,백화점,소공동,강남지역과 같은 고가 전략을 펼쳐선 안됩니다. 의뢰인도 중저가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가게 앞에 내걸린 '명품 맞춤양복 최저 27만원부터'라는 가격 표시는 지역 고객들에게 부담스러운 이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쇼윈도에 전시된 양복이나 셔츠 등에 가격을 표시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입지적 약점을 보강하고,상권의 권역을 넓히기 위해 홈페이지 개설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 활용이 필요합니다. 홈페이지에 온라인 맞춤코너를 만들어 소비자들이 원단과 디자인 등을 결정토록 한 뒤 출장 서비스를 가는 방법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없는 고객들을 겨냥해 이르면 일주일 내에 양복을 완성할 수 있다는 표현도 필요합니다.

신규 고객을 늘리려면 명품을 선호하는 20~30대 고객을 발굴해야 합니다. 대학교 졸업생,취업생,결혼 예정자 등의 수요층을 겨냥해 할인행사를 개최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거리를 지나가는 유동 인구도 붙잡아야 합니다. 가게 앞에서 정기적으로 이벤트 행사를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매장에 있는 응접용 테이블을 깔끔하게 정리해 고객들이 편안하게 앉아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점포 내부 벽면을 활용해 의뢰인의 수상 경력이나 양복 가공 장면 등을 보여줘도 좋습니다. 전통을 가진 맞춤양복점이라는 인상을 각인시키는 데 효과적입니다.

맞춤양복은 불황에 민감한 업종입니다. 게다가 기술 전수를 받을 젊은 인력도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뢰인은 부인과 함께 매장을 운영을 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있습니다. 또 큰 아들이 패션을 전공한 뒤 의류업체인 이랜드에 근무하고 있고,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하는 둘째 아들은 대를 이어 가업을 전수받겠다고 밝혀 전통 있는 맞춤양복 업체로 도약이 기대됩니다.

정리=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 상권 확대경
중장년층 많은 서민 주택가 상권

엘부림은 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에서 전농 사거리로 가는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답십리는 오랫 동안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주거 여건이 열악한 편이다. 1차 상권에 해당하는 반경 500m 내에 1만100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전체 가구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못 미쳐 주택가 상권에 해당한다. 도심과 강남권,강동권 등을 관통하는 교통망은 비교적 발달했지만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해 신혼 부부나 일시적인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주민이 많다. 세대당 인구 수도 2.5명에 불과하다.

답십리 삼거리를 기점으로 전농 사거리에 이르기까지 왕복 4차선 도로망을 따라 음식점과 소매,서비스 관련 점포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객단가가 저렴하고 실생활과 관련된 생계형 업종이 많다. 음식점들은 대로변과 주택가가 만나는 이면도로 입구에 몰려있다. 60명 당 1개 꼴로 다른 상권에 비해 많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 청소년층이 적은 반면 50~60대 인구가 많다. 직업별로는 기능직이나 일용직,자영업자들이 주류다. 대부분 서민층이어서 가격 부담이 큰 아이템은 매출이 부진하다.

중장년층을 겨냥한 실속 있고 검증된 아이템으로 창업하는 게 유리하다. 단골 위주의 영업 방식이 통한다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웰빙 관련 업종으로 대로변에 문을 연 업자들 가운에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

의뢰인은 30년 이상 유지했던 지역 기반의 양복점 개념을 탈피해 젊은층을 겨냥한 트렌드 양복점을 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보수적이고 실속을 추구하는 중장년층을 단골로 만들어야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하다.

● 맞춤 양복 전문점 성공 TIP
패션 트렌드 꾸준히 모니터링…작품 만드는 마음으로

-빨리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젊은 연령층 사이에서 인기 있는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이들 젊은 고객의 구미에 맞는 패션 스타일을 꾸준히 연구 개발해 기존 양복 업체와 철저히 차별화된 품질과 디자인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래야 단골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유명 아케이드 장인들은 좋은 기술력을 가지고 옷을 기가 막히게 제작하지만 자신의 기술력만 고집하고,사회의 패션과 트렌드를 무시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회에서 유행하는 디자인을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의 체형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방문하는 고객들을 만족시켜주는 고객 감동 서비스야 말로 맞춤 양복점의 성공 요인입니다.

-맞춤 양복은 특성상 단골 고객들이 옷을 맞추고 그들의 입소문에 의해 영업이 활성화되는 경향이 큽니다. 소비자 개개인에 대한 사후 관리가 신규 고객을 만드는 마케팅으로 곧바로 직결됩니다. 완성된 양복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입니다.

양복을 일반 퀵서비스나 택배로 배달하지 말고 옷걸이에 걸려 있는 형태로 직접 전달하는 게 좋습니다.

-맞춤 양복은 체형 측정과 가봉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확한 체형을 측정할 수 있는 전문가는 사막에 출장을 가더라도 줄자 하나만으로 어떤 체형이든지 정확하게 체형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맞춤 양복점이라면 매장에서 100% 가봉해서 고객들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섬세하고 빈틈없는 맞춤 양복의 질감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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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외식·서비스·도소매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고민을 알려주시면 경영진단 컨설턴트,상권 분석가,음식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전문 컨설턴트가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 접수는 한경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02-2264-2334)에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