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이사(47)의 적극적인 대(對)언론 행보가 화제다.

조 대표는 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기자실에 예고도 없이 나타났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대표가 기자실에 이처럼 들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조 대표는 이날 금융투자협회 뿐만 아니라 여의도 증권가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기자들과 증권계 주요 인사들에게 직접 인사를 다녔다. 조 대표는 지난달 26일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새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부임한 지 열흘 남짓에 불과하다.

기자실을 방문한 조 대표는 KB투자증권 홍보팀장과 자리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먼저 인사를 건냈다. 몇몇 기자들은 홍보관계자인 줄 알았다가 명함을 받고 나서야 깜짝 놀라기도 했다.

조 대표가 최근 10년간 근무했던 마이다스자산운용은 펀드수탁고가 4조원이 넘는 중형 자산운용사다. 자산운용업이 팽창하던 시절에도 해외주식형펀드를 전혀 내놓지 않았고 종류가 다른 5개의 공모펀드만을 꾸준히 운용해왔다. 때문에 자산운용업계에서 조 대표는 '신중론자'로 분류되곤 했다.

이처럼 신중한 조 대표가 취임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언론에 꺼리낌 없이 등장하자 관련 업계에서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조 대표는 이날 "그동안(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에 있는 동안) 언론에는 수동적으로 응대했는데 그 점이 늘 아쉬웠다"며 "업무파악을 끝내고 조만간 기자간담회를 통해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 부산 출신으로 충암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뉴욕대에서 경영학전문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씨티은행을 시작으로 홍콩 스탠다드은행 등을 거쳤으며 1999년부터 최근까지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