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중국의 北核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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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 2주일이 지났다. 중국 공산당 관계자와 최근 사석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북한의 핵실험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중국 지도부가) 한편으로는 분노하면서 또다른 한편으론 냉정한 판단을 하고 있다"며 "당장은 (북한을) 크게 흔들지 않을 것이나 절대 그냥 두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노와 냉정의 혼재.이것이 현재 중국이 북한 핵무기를 보는 시각이다. 중국은 혈맹인 북한이 보유한 핵의 사정권 안에 들어가게 됐다는 데 분노하고 있다. 평양과 베이징의 거리는 불과 1347㎞밖에 안 된다. 중국은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에 대해 핵은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결국 북한은 파키스탄 인도 러시아와 함께 중국을 핵으로 포위하는 꼭짓점의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 전쟁을 함께 치른 혈맹국으로서 중국은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이번 핵실험을 전후해 혈맹관계가 예전과 같지 않음이 드러났다.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북한은 핵실험을 하기 30분 전쯤 주평양 중국대사관에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유엔결의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통지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2006년 1차 핵실험 때는 비록 20분 전이긴 했으나 당시 외교부장관이었던 리자오싱에게 직접 전화로 핵실험을 예고했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번 핵실험 직후 중국에 대해 "미국에 아부하고 추종하는 세력"이라고 비난을 퍼부은 것에서도 중국 정부는 큰 자극을 받았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에 머뭇거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순망치한(脣亡齒寒 ·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의 현실이다. 북한은 중국에 있어 미국과 일본,그리고 한국까지 견제해주는 중요한 방어막이다.
둘째는 북한이 자폭이라도 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대 혼란이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면 비록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양측의 우호협정에 따라 중국은 참전하게 돼 있다. 이 경우 한반도에서 국지전이 일어날지 세계대전이 발생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수많은 북한 난민은 중국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북한을 어떻게 할 것인가? 베이징의 한 외교 전문가는 "북한을 중국의 영향력 아래 묶어놓는다는 목표 아래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북한의 완전 굴복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쉽게 말해 북한이 사고치지 않고 중국의 우산 아래에만 있으면 된다는 시각이다.
이를 위해 중국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많다. 북한의 대중 무역의존도는 2003년 32.7%에서 작년 73.0%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북한 석유 수요의 90%,일반 소비 제품의 80%,식량의 45%는 중국에서 들어간다. 수치상으로 나타나지 않는 지원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물물교환 방식으로 교역하며 다른 국가보다 싼 값에 물건을 넘겨주는 일도 있다. 심지어 북한으로 들어간 중국의 화물기차가 부속이 다 빠진 채로 귀환하거나,아예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큰 문제를 삼지 않고 있다.
중국은 효율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을 하나씩 꺼낼 게 분명하다. 한반도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중국의 존재는 한국 정부가 남북 문제에 있어 이니셔티브를 쥐어야 할 중요한 이유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 2주일이 지났다. 중국 공산당 관계자와 최근 사석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북한의 핵실험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중국 지도부가) 한편으로는 분노하면서 또다른 한편으론 냉정한 판단을 하고 있다"며 "당장은 (북한을) 크게 흔들지 않을 것이나 절대 그냥 두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노와 냉정의 혼재.이것이 현재 중국이 북한 핵무기를 보는 시각이다. 중국은 혈맹인 북한이 보유한 핵의 사정권 안에 들어가게 됐다는 데 분노하고 있다. 평양과 베이징의 거리는 불과 1347㎞밖에 안 된다. 중국은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에 대해 핵은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결국 북한은 파키스탄 인도 러시아와 함께 중국을 핵으로 포위하는 꼭짓점의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 전쟁을 함께 치른 혈맹국으로서 중국은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이번 핵실험을 전후해 혈맹관계가 예전과 같지 않음이 드러났다.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북한은 핵실험을 하기 30분 전쯤 주평양 중국대사관에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유엔결의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통지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2006년 1차 핵실험 때는 비록 20분 전이긴 했으나 당시 외교부장관이었던 리자오싱에게 직접 전화로 핵실험을 예고했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번 핵실험 직후 중국에 대해 "미국에 아부하고 추종하는 세력"이라고 비난을 퍼부은 것에서도 중국 정부는 큰 자극을 받았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에 머뭇거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순망치한(脣亡齒寒 ·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의 현실이다. 북한은 중국에 있어 미국과 일본,그리고 한국까지 견제해주는 중요한 방어막이다.
둘째는 북한이 자폭이라도 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대 혼란이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면 비록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양측의 우호협정에 따라 중국은 참전하게 돼 있다. 이 경우 한반도에서 국지전이 일어날지 세계대전이 발생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수많은 북한 난민은 중국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북한을 어떻게 할 것인가? 베이징의 한 외교 전문가는 "북한을 중국의 영향력 아래 묶어놓는다는 목표 아래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북한의 완전 굴복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쉽게 말해 북한이 사고치지 않고 중국의 우산 아래에만 있으면 된다는 시각이다.
이를 위해 중국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많다. 북한의 대중 무역의존도는 2003년 32.7%에서 작년 73.0%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북한 석유 수요의 90%,일반 소비 제품의 80%,식량의 45%는 중국에서 들어간다. 수치상으로 나타나지 않는 지원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물물교환 방식으로 교역하며 다른 국가보다 싼 값에 물건을 넘겨주는 일도 있다. 심지어 북한으로 들어간 중국의 화물기차가 부속이 다 빠진 채로 귀환하거나,아예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큰 문제를 삼지 않고 있다.
중국은 효율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을 하나씩 꺼낼 게 분명하다. 한반도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중국의 존재는 한국 정부가 남북 문제에 있어 이니셔티브를 쥐어야 할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