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부결된 금융지주회사법을 정부 입법으로 전환,6월 임시국회 통과를 추진키로 했다고 8일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9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산업자본의 은행지주회사 주식 보유 한도를 현행 4%에서 10%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상정,의결한 뒤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정부는 그러나 당정협의를 통해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인 공성진 안(비은행 금융지주회사가 제조업 자회사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의 병합 처리는 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4월 임시국회에서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지분 한도를 현행 4%에서 9%로 올리는 은행법 개정안만 통과되고 금융지주회사법은 부결됐다. 은행법은 정부에 이송돼 9일 공포를 앞두고 있지만 이 법만으로는 KB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지주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는 은행에는 적용할 수 없어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정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의원입법으로 개정안을 다시 추진키로 했지만 이번에는 '총대'를 메겠다는 국회의원이 없어 결국 정부입법으로 처리키로 했다.

금융위는 산업자본의 △금융지주회사 출자 한도(4%→10%) △사모투자 전문회사(PEF) 출자 한도(10%→20%) △대기업 계열사 은행 출자 지분 합계 한도(30%→40%) 등을 예전 정부 초안대로 만들어 올리고 정무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이를 은행법에 맞춰 각각 9%，18%，36%로 미세조정을 가할 예정이다. 한번 부결됐던 법안을 토씨 하나 고치지 않고 다시 올릴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행일은 은행법이 9일 공포 후 4개월 뒤 시행될 예정이어서 이에 맞추기 위해 10월10일로 정했다.

차기현/이심기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