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강남 엑소더스'] 경기 민감한 업체들 高임대료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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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ㆍ구로ㆍ송도로 속속이전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권의 공실률 증가의 원인을 강남의 높은 임대료와 강남권 기업들의 특성에서 찾았다. 강남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이 대체로 경기변동에 민감한 상황에서 임대료가 높다 보니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홍순만 신영에셋 이사는 "종로 등 강북 도심에는 대기업과 은행 본사,여의도에는 증권사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 반면 강남권에는 서비스업과 제조업,IT(정보기술) 관련 기업의 비중이 높다. 이들 기업의 경우 경기가 나빠지면 바로 사무실 이용 면적을 줄이거나 회사 이전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홍 이사는 "다른 3개 권역과 비교해도 강남권의 임대료가 높은 편인데 가뜩이나 경기에 민감한 기업들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구로디지털단지 등 서울 시내에서도 IT · 벤처기업들이 이전할 만한 대체지가 많이 생겼다는 점도 이유로 꼽혔다. 강남 일대 오피스를 전문적으로 중개하는 에이앤투의 박용휴 대표는 "IT 관련이 아니더라도 구로 쪽으로 빠져 나간 기업들이 많은데 성수동에 서울시가 새로 아파트형 공장 단지를 조성하면서 그쪽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우는 중소기업들도 많이 늘었다"면서 "판교 디지털밸리가 곧 분양되고 인천 송도 등 수도권에도 싸면서 입지가 좋은 대체지가 계속 공급되다보니 빠져 나간 기업의 빈자리를 메우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위기에 처한 강남권 오피스빌딩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여기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배후에 대한민국 1급 주택지가 있는 등 여러 인프라로 경기가 좋아지면 예전의 명성을 회복할 거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새로 들어올 산업이나 기업이 적어 당분간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일회계법인의 이태호 부동산팀 전무는 "매매든 임대든 오피스를 구하는 사람들을 상담해 보면 테헤란로와 강남대로변 빌딩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하다"면서 "실물 경기 회복이 가시회되면 강남권 오피스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김영제 GNE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는 "외환위기 이후 발생했던 강남권의 공실은 벤처 붐으로 메워졌지만 지금은 대안이 없다. 신규 사옥 이전이나 외국회사 이전 등 현재의 공실을 해소할 만한 세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판교 등 신규 오피스단지에서 훨씬 싼 임대료를 미끼로 기존의 기업들을 빼내가는 부분까지 생각하면 어려운 상황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홍순만 신영에셋 이사는 "종로 등 강북 도심에는 대기업과 은행 본사,여의도에는 증권사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 반면 강남권에는 서비스업과 제조업,IT(정보기술) 관련 기업의 비중이 높다. 이들 기업의 경우 경기가 나빠지면 바로 사무실 이용 면적을 줄이거나 회사 이전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홍 이사는 "다른 3개 권역과 비교해도 강남권의 임대료가 높은 편인데 가뜩이나 경기에 민감한 기업들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구로디지털단지 등 서울 시내에서도 IT · 벤처기업들이 이전할 만한 대체지가 많이 생겼다는 점도 이유로 꼽혔다. 강남 일대 오피스를 전문적으로 중개하는 에이앤투의 박용휴 대표는 "IT 관련이 아니더라도 구로 쪽으로 빠져 나간 기업들이 많은데 성수동에 서울시가 새로 아파트형 공장 단지를 조성하면서 그쪽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우는 중소기업들도 많이 늘었다"면서 "판교 디지털밸리가 곧 분양되고 인천 송도 등 수도권에도 싸면서 입지가 좋은 대체지가 계속 공급되다보니 빠져 나간 기업의 빈자리를 메우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위기에 처한 강남권 오피스빌딩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여기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배후에 대한민국 1급 주택지가 있는 등 여러 인프라로 경기가 좋아지면 예전의 명성을 회복할 거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새로 들어올 산업이나 기업이 적어 당분간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일회계법인의 이태호 부동산팀 전무는 "매매든 임대든 오피스를 구하는 사람들을 상담해 보면 테헤란로와 강남대로변 빌딩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하다"면서 "실물 경기 회복이 가시회되면 강남권 오피스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김영제 GNE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는 "외환위기 이후 발생했던 강남권의 공실은 벤처 붐으로 메워졌지만 지금은 대안이 없다. 신규 사옥 이전이나 외국회사 이전 등 현재의 공실을 해소할 만한 세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판교 등 신규 오피스단지에서 훨씬 싼 임대료를 미끼로 기존의 기업들을 빼내가는 부분까지 생각하면 어려운 상황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