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은 8일 도이치증권 등 외국계 창구로 대규모 '사자'세가 유입됨에 따라 4.46% 오른 8만6700원으로 사흘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 3월부터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이 회사 주가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며 3개월여 만에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동안 뜸했던 중동의 플랜트 설비투자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다른 업체에 비해 해외사업의 매출 비중이 높아 수주 재개에 따른 수혜의 폭이 클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창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알제리 정유플랜트 공사 수주에 이어 이르면 이달 말 선정되는 사우디 주베일단지 내 정유플랜트 낙찰을 계기로 중동 지역의 플랜트 수주 행진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베일 외에 그동안 추진해 온 프로젝트들도 대부분 3분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올해 플랜트를 포함한 수주 규모는 연초 회사 측이 제시한 7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내 고급 일자리 창출과 국가 경쟁력 배양을 위해 플랜트 건설 업체들의 현지화 전략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점도 공종 및 지역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에는 호재라는 분석이다.
메릴린치증권은 이날 "뛰어난 경쟁력을 배경으로 내년까지 매출 대비 수주액이 3배까지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증권사는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11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보다 높은 11만7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