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계열의 호남석유화학이 2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주가가 상승 랠리를 펼치면서 목표주가도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다.

호남석유는 8일 1200원(1.42%) 오른 8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에는 지난 주말보다 4700원(5.57%)이나 오르면서 지난해 6월4일(8만9500원) 이후 최고가로 치솟기도 했다. 호남석유는 이달 들어서만 5일간 상승하며 10% 넘게 올랐다.

석유화학 경기가 회복되면서 올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세계 경기 회복과 통화팽창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석유화학 제품 가격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 회사의 올 영업이익은 5800억원으로 작년보다 541%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6200억원의 순이익을 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규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도 "2분기 영업이익은 2030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반기엔 주력 제품인 에틸렌글리콜(EG)이 실적개선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차홍선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최근까지 EG 가격은 PE(폴리에틸렌)나 PP(폴리프로필렌) 등 여타 유화제품 가격과 달리 약세를 보였다"며 "EG가격을 선도하는 미국의 다우가 하반기에는 북미 천연가스 상승분을 반영해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급 상황도 좋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요는 늘지만 경쟁사들의 노후공장 폐쇄로 인해 공급은 크게 확대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차 연구위원은 "신규 석유화학 공장이 설립되면서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올해 200만t에 이어 내년 300만t,2011년 200만t 규모의 유화공장 폐쇄를 감안하면 실제 공급물량 확대는 예상보다 적은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자회사 자산가치가 부각되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황 연구위원은 "내년 초 지분 31.19%를 보유한 롯데건설을 구주 매출을 통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 경우 6800억원 정도의 현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12만~13만원 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날 종가보다 40%가량 높은 수준이다. 차 연구위원은 "세계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호황 수준의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는 이익전망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3.7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한화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은 목표주가로 각각 12만원,13만원을 제시했다. 유 연구위원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15만원을 목표주가로 산정하고 '강력매수'를 추천했다.

차 연구위원은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올라 일시적인 조정은 있을 수 있겠지만 실적이 확인되는 7월 이후엔 큰 폭의 상승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