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민은행 본점 직원들은 업무 협조를 위해 다른 건물로 가야 할 때 자전거를 이용한다. 예전에는 주로 자동차를 이용했고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걸어다니기도 했지만 지난 2월 강정원 행장이 녹색경영 실천 방안 중 하나로 자전거 이용을 장려한 이후에는 대부분 직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임병수 국민은행 개인여신부 부장은 "국민은행 본부 부서는 4개의 건물에 흩어져 있는데 걸어다니기엔 멀고 차를 타기엔 번거로운 거리에 있어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 안성맞춤"이라며 "시간도 아낄 수 있고 운동 효과도 있어 직원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국내 은행 중 최초로 지난 2월 '녹색금융 · 경영 추진단'을 발족하고 녹색금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강정원 행장이 직접 단장을 맡았고 부행장과 본부장 및 유관부서 부장으로 구성된 협의회를 구성,매달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수립하고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친환경 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고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등 금융중개 기능을 통해 녹색성장산업을 지원하는 한편 자원 재활용이나 에너지 절감을 통해 은행 경영의 비효율을 제거해 나가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방자치단체 및 시민단체와 연계한 환경보호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995년부터 '1사 1산 남산 가꾸기 은행'으로서 환경보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4월1일 은행 창립 110주년에 맞춰 감나무와 배나무 등 유실수 110그루를 남산에 심고 화분 500개를 남산을 찾은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우리은행은 녹색성장 관련 상품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8월 판매수익금의 50%를 저탄소 녹색성장산업에 지원하는 '저탄소 녹색통장'을 출시해 지금까지 21만건이 넘는 가입실적을 올렸다. 이후 '우리 그린 솔라론' '우리 로봇시대론' '우리 LED론' 등 녹색성장산업을 위한 특화상품을 연이어 출시해 녹색금융을 이끌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국 국립공원에서 '수목 표찰 부착사업'을 실시하고 있고 '전국 환경사진 공모전'을 통해 환경 보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환경재단이 주관하는 정기 강연회와 공익 캠페인 '스톱 ??'에도 동참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및 시민단체와 연계한 환경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발로 뛰는 그린뱅크'를 구호로 내걸고 녹색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발로 뛰는'은 현장경영,'그린'은 친환경경영을 뜻한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은 전 임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녹색경영 활동을 시작했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만보기를 허리에 차고 열심히 걸어다닌 뒤 만보기에 찍힌 걸음 수에 따라 10보당 1원으로 계산한 금액을 기부함에 넣으면 된다.

이 은행이 지난 4월부터 하고 있는 '걷고 기부하기' 운동이다. 친환경 경영과 사회공헌활동을 접목시킨 아이디어다. 이 운동이 확산되면서 하나은행에서는 2~3개 층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직원들이 많아졌고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출퇴근하는 직원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