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직장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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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않은가(學而時習之不亦說乎)'는 공자가 '논어'에서 한 말이다. 공자는 또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 夕死可矣)'고도 했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배움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가를 알려주는 말들이다. 유가의 경전 '사서삼경(四書三經)' 가운데 '대학(大學)'을 가장 먼저 배우도록 한 것도 학문의 기본을 확실하게 세우기 위해서였다.
배움에 대한 열정은 요즘도 과거 못지 않다. 일반적으로 유치원에서 시작되는 공부는 초 · 중 · 고교를 거쳐 대학교까지 20년 가까이 계속된다. 틈틈이 학원을 다니는 것은 물론 인터넷과 TV 강의를 듣고 음악 미술 등 예능도 익힌다. 오죽하면 학생들이 오후 10시 이후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을 국가가 막는 대책을 검토했을까.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잡는다고 해서 공부가 끝나는 건 아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실무에 필요한 지식을 끊임없이 쌓아야 한다. 대학 MBA과정이나 영어 중국어 학원 새벽반 야간반이 직장인들로 넘쳐나는 이유다. 시간을 쪼개서 리더십,자기계발,인문학 등 다양한 강좌를 듣는 사람도 급증하는 추세다. 그야말로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생활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박사학위 취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박사학위 취득자의 64.5%가 직장과 공부를 병행한 '직장인 박사'였다. 반면 학업에만 전념한 '전업 박사'는 35.5%에 그쳤다. 1998년에만 해도 직장인 박사는 전체의 15%였으니 10여년 만에 4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이들 박사학위 취득자의 평균 연령은 40.4세,들어간 비용은 2549만원이나 됐다고 한다. 더구나 85% 이상은 자녀가 있다니 생계비 학비를 버는 건 물론 육아 문제까지 해결하며 공부해야 하는 고충이 만만치 않았을 게다.
물론 직장인 박사가 늘어나는 데는 문제도 있다. 아무래도 공부할 시간이 적은 탓에 깊이 있는 연구를 하는데 한계가 있고 세미나와 연구발표 등에 참가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학위를 따기 위한 '맞춤공부'에 주력하게 되는 구조다. 그렇다 해도 일을 하면서 전문 분야의 공부를 계속한다는 것에는 분명 긍정적 측면이 많다. 스스로 게을러서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은 다음 말을 되새겨 볼 일이다. '배울 겨를이 없다고 하는 자는 겨를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회남자)
이정환 논설위윈 jhlee@hankyung.com
배움에 대한 열정은 요즘도 과거 못지 않다. 일반적으로 유치원에서 시작되는 공부는 초 · 중 · 고교를 거쳐 대학교까지 20년 가까이 계속된다. 틈틈이 학원을 다니는 것은 물론 인터넷과 TV 강의를 듣고 음악 미술 등 예능도 익힌다. 오죽하면 학생들이 오후 10시 이후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을 국가가 막는 대책을 검토했을까.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잡는다고 해서 공부가 끝나는 건 아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실무에 필요한 지식을 끊임없이 쌓아야 한다. 대학 MBA과정이나 영어 중국어 학원 새벽반 야간반이 직장인들로 넘쳐나는 이유다. 시간을 쪼개서 리더십,자기계발,인문학 등 다양한 강좌를 듣는 사람도 급증하는 추세다. 그야말로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생활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박사학위 취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박사학위 취득자의 64.5%가 직장과 공부를 병행한 '직장인 박사'였다. 반면 학업에만 전념한 '전업 박사'는 35.5%에 그쳤다. 1998년에만 해도 직장인 박사는 전체의 15%였으니 10여년 만에 4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이들 박사학위 취득자의 평균 연령은 40.4세,들어간 비용은 2549만원이나 됐다고 한다. 더구나 85% 이상은 자녀가 있다니 생계비 학비를 버는 건 물론 육아 문제까지 해결하며 공부해야 하는 고충이 만만치 않았을 게다.
물론 직장인 박사가 늘어나는 데는 문제도 있다. 아무래도 공부할 시간이 적은 탓에 깊이 있는 연구를 하는데 한계가 있고 세미나와 연구발표 등에 참가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학위를 따기 위한 '맞춤공부'에 주력하게 되는 구조다. 그렇다 해도 일을 하면서 전문 분야의 공부를 계속한다는 것에는 분명 긍정적 측면이 많다. 스스로 게을러서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은 다음 말을 되새겨 볼 일이다. '배울 겨를이 없다고 하는 자는 겨를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회남자)
이정환 논설위윈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