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 미디어 한경닷컴은 6월8일부터 증권 칼럼인 증권리더스를 대폭 보강 개편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식농부 박영옥의 투자세계'를 격주 수요일에 싣습니다. 스마트인컴 대표이사인 박영옥씨는 성공한 개미투자자로서 일반 투자자들의 선망을 받고 있습니다. 주식농부를 자처하는 박영옥 대표의 칼럼을 많이 애독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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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주식투자를 업(業)으로 삼고 있다. 1987년부터 2001년까지 14년간 대신증권, 교보증권 등 제도권에서 근무했고, 1997년부터 2년동안 교보증권 압구정 지점장으로 일했다. 그러나 보다 큰 뜻을 품고 2001년 제도권에서 과감히 벗어나 지금까지 전문 투자자로서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자칭 '주식농부, 혹은 '주식농사꾼'이다.

오늘날 주식투자는 IT(정보기술)의 발달과 함께 시스템화되었고, 정보의 접근이 용이해지고 신속해짐에 따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투자수단이 되었다.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집에서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쉽게 매매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주식투자가 단순히 유가증권을 사고 파는 행위로 여겨지게 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바로 이점이 일반투자자가 주식투자로 성공하기 어려운 요인중의 하나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자금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를 하면 그 이후 투자한 기업의 성과 여부에 따라 투자성적표는 다르게 나타난다. 어떤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 투자 기업을 선정하는 작업이 가장 어렵다.

주식투자로 성공하기 위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세와 태도를 3가지만 논해보자. 적어도 주식투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자세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은 △투자기업을 자신의 회사라고 여기는 주인의식 △투자한 회사와의 꾸준한 의사소통 △여유자금을 통한 중장기 투자 등이다.

먼저, 투자자는 본인이 그 회사의 주인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수해서 팔 때까지 '주인'의식을 갖고 의사결정을 하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 우리는 어떤 상품을 구매하려 할 때 이것 저것 따지면서 신중하게 행동한다. 물론 충동구매할 때도 있고 그럴때마다 후회하기 십상이다.

주식투자에도 뇌동매매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뇌동매매자는 십중팔구 실패한다. 주식투자도 부동산투자와 마찬가지로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자신이 그 회사에 들어가 산다는 마음으로 주인의식을 가져야만 기업이 잘 되는지 안 되는지를 알 수가 있다. 방관자적 관점이 아닌, 주인 입장에서 적극적인 관점으로 기업을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이다.

둘째, 투자한 회사와 꾸준히 소통해야 한다. 기업에 투자를 해놓고 주가가 오르기만을 기다린다거나 어떻게 되겠지 하고 팔짱만 끼고 있으면 이는 투자자의 소임을 다하는 자세가 아니다. 반드시 회사와 피드백하고 소통해야 한다.

소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직접 회사를 탐방해 경영진이나 종업원들과 대화를 해보거나, 또는 생산현장을 방문하여 회사 상황이나 상태를 관찰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밖에 전화탐방이나 각종 분석자료를 수집하여 투자 회사를 아는 방법도 있다.

필자는 시장조사나 경쟁업체의 방문을 통해, 또는 회사 제품을 소비자의 관점에서 구매하여 사용해보고 회사 경쟁력을 평가하기도 한다. 자주 보고 관찰하다 보면 기업의 상황을 파악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러한 과정은 회사의 경영성과를 분석하는데 필수적이며, 투자시기를 조율하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 느긋하게 장기투자를 하기 위해서다. 단기자금으로 투자하면 여유를 가질 수 없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이치인데도 상당수 투자자들은 단기투자에 급급해 판단을 흐리거나 욕심을 과하게 부려 쓴맛을 보곤 한다.

주식투자는 가능한 여유 자금으로, 또 중장기적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업의 경영성과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량한 기업 중에는 유동성이 부족한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들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다.

이 밖에 경영자의 능력과 회사에 대한 애정, 의지, 비전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긴 시간을 필요로 하므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할 수 있는 여유자금은 수익률 배가의 지름길이다.

주식투자는 사업이다. 대리경영을 통해 사업을 한다는 자세로 투자회사를 선정하고 해당 기업과 꾸준히 소통해서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필자는 투자할 기업을 길게는 3~4년 가량 관찰하고 투자를 결정하기도 한다. 잘 모르는 기업은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투자대안 중에서 확신이 가는 회사만을 고른다. 고집처럼 보일지 모르겠으나, 한번 결정하면 ‘여반장 투자’가 아니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투자’를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주식투자로 어느 정도 성공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위기를 기회로 만든 덕분이 아니었나 싶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준비하고, 관찰하며, 소통했기 때문이다. 준비된 기업에겐 항상 위험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듯이 말이다.

2001년 9.11 테러 때가 그랬고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IB)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신청 때도 그랬다. 지금도 위기는 진행되고 있지만 반드시 극복될 것으로 확신한다. 단지 생활의 패턴이나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할 뿐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기회가 어느때보다도 많다.

작년에 필자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직접 오프라인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으나 실제 회사의 경영진 이상으로 힘들고 가슴아팠다. 하지만 공동 운동체라는 명분 아래 투자를 늘렸던 것이 나에게 큰 부를 안겨줬다.

한 나라의 시장경제가 발전하여 '국민이복(國民利福)'이 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시장체제, 그 중에서도 핵심인 주식시장이 아름답게 꽃피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양질의 자금이 기업으로 흐르고 기업은 그 자금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잘 활용하여 경영성과를 내고 그 결실을 종업원과 투자자와 정부가 골고루 나눠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필자는 우리의 자본주의 시장체제에 늘 감사하고, 기업인을 존경한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늘 이런 생각과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주식투자로 돈을 쉽게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식투자처럼 어려운 것이 없다. 주식투자가 쉽다면 주식을 전문으로 하는 증권사 직원이나 자산운용사 등 증권업계 직원들은 하나 같이 부자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왜냐하면 증권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 조차도 주식시장의 매커니즘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기 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주식투자에 성공하기 앞서 원칙에 입각한 투자의 자세와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이미 50%는 수익을 내고 시작하는 것이다. <스마트인컴 대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