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10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7차전을 갖는다.

월드컵 7회 연속 본선 진출 신화를 쓴 한국은 박주영과 이근호를 투 톱으로, 박지성 등 최상의 멤버를 출전시켜 홈팀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각오다.

사우디는 지난 11월 홈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골잡이 하지지와 알 카타니를 앞세워 초반부터 강한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은 느긋한 입장이지만 사우디나 같은조의 북한은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를 결정짓는 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의 판세는 복잡하다. 1위를 달리는 한국이 승점 14점으로 먼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가운데 2위 북한(승점 11점)과 3위 사우디(승점 10점), 4위 이란(승점 7점)이 나머지 한 장의 티켓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승점만으로 볼 땐 북한이 가장 앞서고 있지만 한 경기 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게 부담이다.반면 사우디와 이란은 각각 두 번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승점 확보 경쟁에서 북한을 추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북한이 오는 18일 열리는 사우디 전에서 이기기만 하면 본선행 티켓을 따낼 수 있다. 그러나 축구 경기 결과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북한이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이 사우디를 꺾어주는 것이 좋다.

허정무호가 사우디를 꺾을 경우 북한은 사우디와의 경쟁에서 조금 더 수월해진다. 18일 사우디전을 이기면 금상첨화. 비기기만 하더라도 골 득실차에 의해 본선행 경쟁에서 사우디를 제칠 수 있다.

이란 역시 변수다. 18일 북한이 사우디와 비기며 승점 1점을 보태는 동안 이란이 남은 두 경기(UAE전, 한국전)를 모두 이기면 남은 한 장의 본선행 티켓은 북한이나 사우디가 아니라 이란이 챙겨간다.

한국-사우디전 뿐만 아니라 오는 17일 한국-이란전 역시 북한에게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이 좋든 싫든 북한의 본선 진출 도우미 역할을 떠맡게 된 셈이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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