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가 국산 소프트웨어의 대명사인 '한글'로 유명한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한다.

삼보는 10일 셋톱박스를 생산하는 모회사 셀런,관계사 셀런에스엔 등과 공동으로 한컴 인수를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한컴 최대 주주인 프라임그룹이 소유한 지분 28%를 사들일 예정이다. 인수 금액은 당초 시장에서 알려진 500억원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보 등 3개사가 한컴을 인수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콘텐츠 등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삼보의 PC 기술력에 토종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컴,디지털 영화 콘텐츠를 보유한 셀런에스엔 등이 합쳐져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1세대를 대표하는 삼보와 한컴의 만남은 유통망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보는 이와 관련,한컴의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공공 PC 시장 점유율을 3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디지털교과서 사업자인 한컴을 활용,교육용으로 특화한 단말기 판매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회사 측은 2013년까지 400만대 이상의 교육용 단말기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보가 생산하는 PC 제품에 한컴의 소프트웨어를 기본으로 담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매출 확대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보 셀런 등이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모바일 기기 사업과 한컴이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리눅스 운영체제(OS) 기반의 소프트웨어 사업도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선 삼보 셀런 등을 이끌고 있는 김영민 대표(42)의 거침없는 사업 확장도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단순히 하드웨어만 갖고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IT 업계의 트렌드를 따라가기 힘들다"며 "미국의 애플처럼 창의적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의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상장사인 셀런 셀런에스엔 프리샛 등을 비롯해 삼보 온타운 티컴테크놀러지 이리콤 등의 회사를 두고 있다.

한편 이날 인수 소식에 한컴과 셀런의 주가는 모두 상한가로 치솟았으며,셀런에스엔은 1.01%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안정락/문혜정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