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조선박람회인 '노르 시핑(Nor-Shipping)'이 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나흘간의 일정으로 개막됐다. 조선업계 최대 축제로 꼽히는 박람회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세계 조선경기가 막막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부에서는 조선시황이 조만간 바닥을 치고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낙관적 전망도 내놓았다.

박람회에 참석한 김호충 대한조선 사장은 개막 첫날부터 전시회장에 마련된 부스를 직접 챙겼다. 최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한 대한조선은 작년 하반기 이후 신규 수주가 뚝 끊긴 상태.김 사장은 "배수진을 치는 심정으로 노르 시핑 박람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했다. 한장섭 한국조선공업협회 부회장은 "예전에는 노르 시핑을 통해 대형 수주계약이 이뤄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올해는 큰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번 박람회가 외형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 박람회장에 마련된 6개 홀에 52개국 1100여개 전시관이 빼곡히 자리 잡았다. 오히려 지난번 박람회보다 참관객이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르 시핑 박람회를 총괄하고 있는 톨레프 시안더 매니저는 "불황기일수록 조선사와 선주들의 정보 욕구가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한국 업체들 사이에서는 조선경기보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더 걱정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정광석 STX대련 사장은 "중국 조선업계가 발빠르게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며 "한국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곧 중국에 따라 잡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컴컴한 터널에도 끝은 있는 법.일부 업체들은 조만간 조선시황이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