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어제 서울광장에서 '6월 항쟁 계승 및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범국민대회'를 강행하려던 야당과 민주노총,시민단체,그리고 이를 저지하려던 경찰 간에 벌어진 충돌사태를 보고 있자니 참으로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거리시위와 불법 투쟁,그리고 이로 인해 도심이 마비되다시피하는 악순환(惡循環)이 계속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물론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이는 무제한 허용되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 공공의 이익과 충돌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보장되는 것 또한 원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 정치인들이 의사당을 떠나 장외 투쟁에 나서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그래도 국민이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어제부터 총력투쟁에 들어간 민주노총이나 오늘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화물연대도 마찬가지다.

지금 상황은 경제와 안보 모두 비상시국이다. 경기 급락이 진정됐다지만 어제 발표된 5월 고용 동향에서 취업자 수가 10년2개월 만의 최대폭인 21만9000명이나 줄어든 것만 봐도 경제가 아직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알 수 있다. 대북 긴장상태는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몰아 넣고 있다.

이처럼 온 국민이 일치 단결해도 난국을 헤쳐나가기 어려운 판에 내부로부터 사분오열로 갈라져 투쟁과 갈등,반목을 계속한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다. 21년간 한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는 태미 오버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암참) 대표가 "한국의 과격한 시위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굉장한 두려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 것을 새삼 지적하지 않더라도 더 이상 국가경쟁력을 좀먹는 불법 폭력 시위는 사라져야 한다.

이제는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정치권은 국회로,근로자는 산업현장으로 돌아가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시민들조차 신물을 내는 거리 시위,불법 투쟁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화와 정치 발전은 물론 경기 회복도 요원(遙遠)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