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너지는 식물의 광합성을 낳고,탄수화물을 낳고,불을 낳고 인류 문명을 탄생시켰다. 인간은 불을 다룰 줄 알게 되면서 굶주림에서 벗어났고 '익혀먹기'를 통해 건강과 지적 능력을 높일 수 있었다.

텍사스대 교수인 앨프리드 W 크로스비가 《태양의 아이들》에서 "인류는 모두 태양에너지의 자식"이라고 단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표현처럼 인간은 태양에너지를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진화'를 거듭했다. 수렵 · 채취 시대에서 농업 시대로 발전했고,화석연료의 발견 이후 증기와 전기 시대로 이행했으며,마침내 인위적인 빛을 만드는 시대로 옮아왔다.

태양에너지를 향한 인간의 욕심은 결국 태양을 복제하려는 시도로 이어졌다. 핵분열에너지인 원자력도 그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원자력은 방사능 사고라는 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

저자는 이 같은 태양에너지의 명암을 인간의 욕망과 오버랩시킨다. 지난 세기 동안 누려온 '풍부한 에너지'는 '화석연료 중독'을 불러왔듯이 인간의 욕망을 절제하지 못하면 인류 전체의 몰락이 닥쳐올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대안으로 제시된 신재생에너지 문제도 마찬가지다. 바이오연료를 만들기 위해 들판의 그루터기까지 뽑거나 전 국토를 태양전지판으로 뒤덮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고 그는 강조한다. "굶주림과 추위로 고통을 겪던 시절로 돌아가려는 사람은 없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끝없이 얻기만 할 수는 없다는 것도 진리"라고.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