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뉴스] 아이폰 불발…"IT 강국이라는 말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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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
생각할수록 속이 불편해 오늘은 한 마디 해야겠습니다.
지난 9일(한국시간) 애플이 아이폰 신 모델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7월 중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올 걸로 기대했다가 발매국가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걸 보고 많이들 많이들 낙담했습니다. 도대체 ‘IT 강국’이라면서 아이폰 나온지 2년 넘도록 구경조차 못하냐! 쌓인 불만이 마침내 폭발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작년 4월 블로그를 개설해 ‘글로벌 IT 이야기’를 시작한 이래 줄곧 “IT 강국이란 말 그만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부의 IT 정책이나 ‘슈퍼갑(Super 甲)인 통신사업자들의 행태가 못마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열리는데 망을 닫아놓고 뭘 하겠다는 것인지 답답했습니다.
지난해 KTF와 SK텔레콤이 아이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길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속으로 웃었습니다. ‘슈퍼갑’들이 과연 ‘트로이목마’를 성(城) 안으로 들일까? 아이폰을 들여온다는 것은 전면적인 망 개방을 의미합니다. 콘텐츠와 휴대폰 유통을 좌지우지했던 ‘슈퍼갑’들이 기득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슈퍼갑들은 역시 똑똑했고, 협상은 길어졌습니다. 그럼 그렇지, 순순히 내놓을 리 없지. 어제 어느 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습니다. 아이폰으로는 기존 서비스/콘텐츠를 대부분 이용할 수 없다, 미국에서는 아이폰 통신요금이 월 10만원이 넘는다…. ㅎㅎㅎ 기자양반이 슈퍼갑 대변인입니다.
제가 속이 불편한 건 사실 이것 때문이 아닙니다. 슈퍼갑 KT의 경영진 교체가 ‘코미디 중의 코미디’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년 동안 KT를 둘러싸고 어떤 일이 벌어졌습니까? KT 남중수 사장이랑 KTF 조영주 사장을 감옥에 가뒀습니다. 회사 돈 빼돌렸다고 온갖 망신 다 주고 쇠고랑을 채웠습니다.
정확한 죄목은 모르겠습니다. 죄를 저지른 건 맞을 겁니다. 회사 돈 수억원을 빼돌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 반응이 재밌습니다. 애개~ KT 사장, KTF 사장 비자금이 겨우 그거야? 두 사람을 두둔하려는 게 아닙니다. 잘못된 관행은 바로잡는게 옳습니다. 다만 왜 하필 남중수고 조영주냐는 것이죠.
그 당시 통신업계에는 여러 가지 괴소문이 나돌았습니다. 정권교체기에 서둘러 주총을 열어 사장 연임안을 통과시켜 괘씸죄에 걸렸다더라, 많든 적든 미운 정치인한테 돈을 줬다더라…. 이런 식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비서관을 지낸 사람을 중용한 것도 남중수 사장의 실책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그 후 정통부장관 출신인 이석채씨를 KT 회장으로 영입한 것은 다들 아시는 얘기죠. 장관까지 하신 분이니까 경영은 잘 모르더라도 카리스마는 있겠구나.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석호익씨를 부회장으로 영입했죠. 이 대목에서 다들 하늘을 보며 웃었습니다.
석호익씨 괜찮습니다. 한나라당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 떨어지긴 했지만 유능한 사람입니다. 그래도 껄쩍지근합니다. 정통부 통신지원국장 시절 KT를 좌지우지했던 분입니다. KT 민영화도 이 양반 작품이죠. 이런 양반이 KT 부회장으로 가서 방통위 후배들한테 “좀 봐줘~” 할 판입니다. 모양 좋습니까?
물론 법에 저촉되진 않겠죠. 정통부 떠나 바로 KT로 간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물어봅시다. 모시던 장관님 기획관리실장님이 슈퍼갑 회사로 가서 좀 봐달라고 한다면 정부 정책이 제대로 펼쳐질까요? 물론 우리 공무원들 깡다구를 믿어야죠. 기회가 되면 통신업계 ‘대관업무’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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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수록 속이 불편해 오늘은 한 마디 해야겠습니다.
지난 9일(한국시간) 애플이 아이폰 신 모델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7월 중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올 걸로 기대했다가 발매국가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걸 보고 많이들 많이들 낙담했습니다. 도대체 ‘IT 강국’이라면서 아이폰 나온지 2년 넘도록 구경조차 못하냐! 쌓인 불만이 마침내 폭발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작년 4월 블로그를 개설해 ‘글로벌 IT 이야기’를 시작한 이래 줄곧 “IT 강국이란 말 그만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부의 IT 정책이나 ‘슈퍼갑(Super 甲)인 통신사업자들의 행태가 못마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열리는데 망을 닫아놓고 뭘 하겠다는 것인지 답답했습니다.
지난해 KTF와 SK텔레콤이 아이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길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속으로 웃었습니다. ‘슈퍼갑’들이 과연 ‘트로이목마’를 성(城) 안으로 들일까? 아이폰을 들여온다는 것은 전면적인 망 개방을 의미합니다. 콘텐츠와 휴대폰 유통을 좌지우지했던 ‘슈퍼갑’들이 기득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슈퍼갑들은 역시 똑똑했고, 협상은 길어졌습니다. 그럼 그렇지, 순순히 내놓을 리 없지. 어제 어느 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습니다. 아이폰으로는 기존 서비스/콘텐츠를 대부분 이용할 수 없다, 미국에서는 아이폰 통신요금이 월 10만원이 넘는다…. ㅎㅎㅎ 기자양반이 슈퍼갑 대변인입니다.
제가 속이 불편한 건 사실 이것 때문이 아닙니다. 슈퍼갑 KT의 경영진 교체가 ‘코미디 중의 코미디’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년 동안 KT를 둘러싸고 어떤 일이 벌어졌습니까? KT 남중수 사장이랑 KTF 조영주 사장을 감옥에 가뒀습니다. 회사 돈 빼돌렸다고 온갖 망신 다 주고 쇠고랑을 채웠습니다.
정확한 죄목은 모르겠습니다. 죄를 저지른 건 맞을 겁니다. 회사 돈 수억원을 빼돌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 반응이 재밌습니다. 애개~ KT 사장, KTF 사장 비자금이 겨우 그거야? 두 사람을 두둔하려는 게 아닙니다. 잘못된 관행은 바로잡는게 옳습니다. 다만 왜 하필 남중수고 조영주냐는 것이죠.
그 당시 통신업계에는 여러 가지 괴소문이 나돌았습니다. 정권교체기에 서둘러 주총을 열어 사장 연임안을 통과시켜 괘씸죄에 걸렸다더라, 많든 적든 미운 정치인한테 돈을 줬다더라…. 이런 식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비서관을 지낸 사람을 중용한 것도 남중수 사장의 실책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그 후 정통부장관 출신인 이석채씨를 KT 회장으로 영입한 것은 다들 아시는 얘기죠. 장관까지 하신 분이니까 경영은 잘 모르더라도 카리스마는 있겠구나.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석호익씨를 부회장으로 영입했죠. 이 대목에서 다들 하늘을 보며 웃었습니다.
석호익씨 괜찮습니다. 한나라당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 떨어지긴 했지만 유능한 사람입니다. 그래도 껄쩍지근합니다. 정통부 통신지원국장 시절 KT를 좌지우지했던 분입니다. KT 민영화도 이 양반 작품이죠. 이런 양반이 KT 부회장으로 가서 방통위 후배들한테 “좀 봐줘~” 할 판입니다. 모양 좋습니까?
물론 법에 저촉되진 않겠죠. 정통부 떠나 바로 KT로 간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물어봅시다. 모시던 장관님 기획관리실장님이 슈퍼갑 회사로 가서 좀 봐달라고 한다면 정부 정책이 제대로 펼쳐질까요? 물론 우리 공무원들 깡다구를 믿어야죠. 기회가 되면 통신업계 ‘대관업무’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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