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대표 감독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마라도나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11일(한국시간)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미 예선 에콰도르와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결장할 것이라던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총출동해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골 결정력이 모자라 점수를 뽑지 못했고 오히려 후반 두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특히 테베스는 전반 페널티 지역에서 상대 골키퍼 손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실축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지난 4월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고지대(3천600m)에 적응하지 못해 1-6으로 참패, 해발 2천800m 키토에서 열린 이번 경기를 단단히 벼르고 나왔던 아르헨티나는 이날 패배로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고 승점 22점(6승4무4패)에 머물렀다.

현재 남미 예선 4위. 에콰도르는 승점 20점(5승5무4패)이 되며 5위로 치고 올라왔다.

10개 팀이 경쟁하는 남미 예선에서는 상위 4개 팀이 본선에 직행하고 5위는 플레이오프전에 진출, 본선 티켓을 노리게 된다.

마라도나는 지난해 10월 말 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이후 치른 월드컵 예선 4경기에서 2패째를 당해 9월에 열릴 숙적 브라질과 예선전에 더 큰 부담을 갖게 됐다.

마라도나 감독은 경기 직후 "축구란 이런 것이다.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하지 않으면 결국 골을 먹게 된다"라면서 "(에콰도르는) 딱히 자신들의 플레이를 한 것은 없지만 (우연히 찾아온) 선물을 받아 챙겼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마라도나는 "우리는 빈손으로 떠난다"라고 패배를 시인했다.

'삼바 축구' 브라질은 홈 경기에서 파라과이에 2-1로 역전승하며 남미 예선에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브라질은 7승6무1패(승점 27)로 1위를 지켰고 파라과이는 이번 패배로 7승3무4패(승점 24)가 돼 3위로 내려앉았다.

브라질은 전반 25분 파라과이의 살바도르 카바냐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40분 호비뉴가 동점골을 넣은 뒤 후반 5분 니우마르가 추가 골을 터뜨려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브라질 축구 스타 카카는 선발 출전했지만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이밖에 칠레는 볼리비아와 홈 경기에서 4-0으로 완승, 8승2무4패(승점 26)를 기록하며 2위로 뛰어올랐고 콜롬비아는 페루를 1-0으로 제압했다.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는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