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풋내기 펀드매니저의 금융전쟁 생존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리스크 테이커
가와바타 히로토 지음/ 황영식 옮김/ 미래인/ 496쪽/ 1만3800원
가와바타 히로토 지음/ 황영식 옮김/ 미래인/ 496쪽/ 1만3800원
"컬럼비아대학의 MBA(경영학석사)를 손에 넣은 여러분은 앞으로 세계 비즈니스계에서 활약하게 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늘 최첨단을 달리십시오.인생의 승자가 되십시오."
학장의 힘찬 졸업식 연설을 끝으로 경영대학원 수업은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정글 속으로 뛰어드는 것.
컬럼비아대 MBA를 취득하고 갓 졸업한 겐지(일본계)와 제이미,이론물리학자 로버트 양(중국계)은 이때부터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루이스의 도움을 받아 월스트리트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들의 목적은 서로 다르다. 일본의 은행을 그만두고 스스로 번 돈의 액수로 자신의 가치를 재고 싶은 겐지,재벌 가문의 인습과 전통의 속박에서 벗어나 그들에게 앙갚음을 해주고 싶은 제이미,현대 물리학의 해묵은 난제를 풀기 위해 거대 가속기 제작 비용을 마련하려는 양.이들은 최첨단 금융공학을 활용하며 국제 외환시장에서 차츰 두각을 나타낸다. 엄청난 손실로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마침내 '3일전쟁'에서 승리하며 재기에 성공한다.
일본의 저널리스트 작가 가와바타 히로토의 소설 《리스크 테이커》는 억만장자를 꿈꾸는 세 젊은이가 국제 금융 무대를 누비며 이상을 펼쳐나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제목의 '리스크 테이커(Risk Taker)'는 리스크를 취하는 사람,즉 공격적인 투자로 큰 이익을 실현하려는 사람.주인공들처럼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매니저를 가리킨다.
이 소설에는 앨런 그린스펀 전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조지 소로스,워런 버핏,마이런 숄즈 등 경제계 주요 인물들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여기에 전설적인 헤지펀드 운영자 루이스,그 오른팔인 피트,MIT 교수로 돈의 철학적 측면에 관심을 쏟는 하버드,로켓과학자였던 루디,철강엔지니어 출신의 다카하시,컬럼비아 경영대학원 동창생 '붉은 여왕' 알렉스,고액의 보수를 버리고 NGO(비정부기구)에 취직한 신디,노숙자에서 사업가로 변신하는 새미 등의 이야기가 겹쳐진다.
500쪽에 가까운 이 작품의 미덕은 이들 인물을 통해 돈과 인간의 욕망을 끊임없이 비추면서 최근의 경제 위기를 낳은 금융파생상품과 국제금융시장,헤지펀드,환투기,화폐론에 대한 이해까지 돕는다는 점이다. 특히 '돈이란 도대체 우리에게 무엇인가?' 하는 철학적 질문과 그 대답이 압권이다. 주인공 겐지는 우여곡절 끝에 조지 소로스를 능가하는 게임 감각으로 10억달러 이상의 큰 돈을 벌지만 그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의문에서 자유롭지 않다. 돈은 무엇이고,나는 누구인가.
그는 10억달러로 현대 자본주의의 상징인 뉴욕연방준비은행 앞 빌딩을 사들여 부수고 그 자리에 헤지펀드 스승인 루이스를 기념하는 조각상을 만든다. 달러화로 날개를 만든 나비 조각상.모든 것이 장자의 '호접몽'과 같은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 그는 비로소 '돈의 노예'가 아닌 '돈의 주인'으로 거듭난 것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
학장의 힘찬 졸업식 연설을 끝으로 경영대학원 수업은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정글 속으로 뛰어드는 것.
컬럼비아대 MBA를 취득하고 갓 졸업한 겐지(일본계)와 제이미,이론물리학자 로버트 양(중국계)은 이때부터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루이스의 도움을 받아 월스트리트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들의 목적은 서로 다르다. 일본의 은행을 그만두고 스스로 번 돈의 액수로 자신의 가치를 재고 싶은 겐지,재벌 가문의 인습과 전통의 속박에서 벗어나 그들에게 앙갚음을 해주고 싶은 제이미,현대 물리학의 해묵은 난제를 풀기 위해 거대 가속기 제작 비용을 마련하려는 양.이들은 최첨단 금융공학을 활용하며 국제 외환시장에서 차츰 두각을 나타낸다. 엄청난 손실로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마침내 '3일전쟁'에서 승리하며 재기에 성공한다.
일본의 저널리스트 작가 가와바타 히로토의 소설 《리스크 테이커》는 억만장자를 꿈꾸는 세 젊은이가 국제 금융 무대를 누비며 이상을 펼쳐나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제목의 '리스크 테이커(Risk Taker)'는 리스크를 취하는 사람,즉 공격적인 투자로 큰 이익을 실현하려는 사람.주인공들처럼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매니저를 가리킨다.
이 소설에는 앨런 그린스펀 전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조지 소로스,워런 버핏,마이런 숄즈 등 경제계 주요 인물들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여기에 전설적인 헤지펀드 운영자 루이스,그 오른팔인 피트,MIT 교수로 돈의 철학적 측면에 관심을 쏟는 하버드,로켓과학자였던 루디,철강엔지니어 출신의 다카하시,컬럼비아 경영대학원 동창생 '붉은 여왕' 알렉스,고액의 보수를 버리고 NGO(비정부기구)에 취직한 신디,노숙자에서 사업가로 변신하는 새미 등의 이야기가 겹쳐진다.
500쪽에 가까운 이 작품의 미덕은 이들 인물을 통해 돈과 인간의 욕망을 끊임없이 비추면서 최근의 경제 위기를 낳은 금융파생상품과 국제금융시장,헤지펀드,환투기,화폐론에 대한 이해까지 돕는다는 점이다. 특히 '돈이란 도대체 우리에게 무엇인가?' 하는 철학적 질문과 그 대답이 압권이다. 주인공 겐지는 우여곡절 끝에 조지 소로스를 능가하는 게임 감각으로 10억달러 이상의 큰 돈을 벌지만 그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의문에서 자유롭지 않다. 돈은 무엇이고,나는 누구인가.
그는 10억달러로 현대 자본주의의 상징인 뉴욕연방준비은행 앞 빌딩을 사들여 부수고 그 자리에 헤지펀드 스승인 루이스를 기념하는 조각상을 만든다. 달러화로 날개를 만든 나비 조각상.모든 것이 장자의 '호접몽'과 같은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 그는 비로소 '돈의 노예'가 아닌 '돈의 주인'으로 거듭난 것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