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협공에 美국채 '수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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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방침에 수익률 연4%대 급등
16일 정상회담 앞두고 美흔들기
16일 정상회담 앞두고 美흔들기
미국 국채가 수모를 겪고 있다.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이 잇따라 보유 미 국채 매각 방침을 밝히면서 국채 값은 추락(수익률은 급등)하고 있다.
오는 16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브릭스(브라질 · 인도 · 러시아 · 중국) 국가들이 일제히 미국 흔들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0일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연 3.99%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장중에는 4%대를 넘기도 했다. 러시아와 브라질이 미 국채 매각 방침을 밝히는 등 이른바 브릭스의 미 국채 흔들기 행보가 가시화되면서 신흥국의 '미 채권 엑소더스' 우려가 커진 탓이다. 브릭스는 국제통화기금(IMF) 채권 매입을 위해 미 달러화 자산 매각에 나설 움직임이다.
이날 미 국채 방아쇠를 당긴 건 세계 3위 외환 보유국인 러시아다. 알렉세이 을유카예프 러시아 중앙은행 수석부총재는 "러시아 보유 외환의 30% 이상이 미 국채에 투자돼 있다"며 "미 국채를 줄이는 대신 IMF 채권을 사고 외국계 은행에 예치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IMF 채권을 100억달러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브라질의 구이도 만테가 재무장관도 "외환 보유액을 이용해 100억달러의 IMF 채권을 매입하겠다"며 공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테가 재무장관은 "대부분 달러화 표시 자산인 외환보유액 운용을 다원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국민연금도 최근 미 국채 보유 비중 축소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틈날 때마다 보유 미 국채 매각 가능성을 거론해 온 중국은 IMF 채권을 최대 500억달러 매입할 예정이다.
인도도 100억달러 수준의 매입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해지는 등 브릭스의 IMF 채권 매입 규모는 최소 8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IMF 채권 매입 계획과 이를 통한 의결권 확대 공조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IMF 발언권 확대를 통해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입김을 높이자는 의도다.
브릭스는 현재 IMF 내 의결권 비중이 미국(16.77%)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9.62%에 불과하다. 특히 중국은 800억달러의 금을 추가 매입할 것으로 전해지는 등 외환보유액 운용 자산 다원화에 적극적이다.
브릭스의 이 같은 IMF 채권 매입 움직임에 대해 IMF는 찬성하는 모습이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SDR(특별인출권)로 표시되는 IMF 채권은 합리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안전 투자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브릭스가 미 국채 매각을 급격히 단행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미 국채가격 하락은 브릭스에도 경제적 손실을 끼치기 때문이다. "브릭스의 IMF 채권 매입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한 행보"라는 골드만삭스의 분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오는 16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브릭스(브라질 · 인도 · 러시아 · 중국) 국가들이 일제히 미국 흔들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0일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연 3.99%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장중에는 4%대를 넘기도 했다. 러시아와 브라질이 미 국채 매각 방침을 밝히는 등 이른바 브릭스의 미 국채 흔들기 행보가 가시화되면서 신흥국의 '미 채권 엑소더스' 우려가 커진 탓이다. 브릭스는 국제통화기금(IMF) 채권 매입을 위해 미 달러화 자산 매각에 나설 움직임이다.
이날 미 국채 방아쇠를 당긴 건 세계 3위 외환 보유국인 러시아다. 알렉세이 을유카예프 러시아 중앙은행 수석부총재는 "러시아 보유 외환의 30% 이상이 미 국채에 투자돼 있다"며 "미 국채를 줄이는 대신 IMF 채권을 사고 외국계 은행에 예치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IMF 채권을 100억달러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브라질의 구이도 만테가 재무장관도 "외환 보유액을 이용해 100억달러의 IMF 채권을 매입하겠다"며 공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테가 재무장관은 "대부분 달러화 표시 자산인 외환보유액 운용을 다원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국민연금도 최근 미 국채 보유 비중 축소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틈날 때마다 보유 미 국채 매각 가능성을 거론해 온 중국은 IMF 채권을 최대 500억달러 매입할 예정이다.
인도도 100억달러 수준의 매입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해지는 등 브릭스의 IMF 채권 매입 규모는 최소 8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IMF 채권 매입 계획과 이를 통한 의결권 확대 공조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IMF 발언권 확대를 통해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입김을 높이자는 의도다.
브릭스는 현재 IMF 내 의결권 비중이 미국(16.77%)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9.62%에 불과하다. 특히 중국은 800억달러의 금을 추가 매입할 것으로 전해지는 등 외환보유액 운용 자산 다원화에 적극적이다.
브릭스의 이 같은 IMF 채권 매입 움직임에 대해 IMF는 찬성하는 모습이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SDR(특별인출권)로 표시되는 IMF 채권은 합리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안전 투자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브릭스가 미 국채 매각을 급격히 단행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미 국채가격 하락은 브릭스에도 경제적 손실을 끼치기 때문이다. "브릭스의 IMF 채권 매입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한 행보"라는 골드만삭스의 분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