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는 최대주주인 윤동한 대표이사 회장이 1990년 일본콜마의 투자를 받아 합작 설립한 화장품 및 의약제조업체다. 제품을 개발 · 생산한 후 자체 브랜드가 아닌 제 3자에 공급 · 판매하는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업체로 유명해진 곳이다.

한국콜마는 국내 화장품 및 제약업계의 '숨은 강자'로 통한다. 이유는 이 회사가 가진 기술력 때문이다. 한국콜마는 화장품과 이를 생산하는 설비에 대해 프랑스의 유기농 인증기관인 '에코서트'의 공식인증을 지난달 획득했다. 인증을 받은 제품은 에센스 페이스파우더 샴푸 바디클렌저 등 4가지.아울러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 공장에 대해서도 동시에 이 인증을 획득했다. 김진준 한국콜마 피부과학연구소 소장은 "화장품과 유기농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동시에 인증을 받은 경우는 국내에서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콜마는 이 같은 기술력에 힘입어 ODM을 주로 한다는 한계를 딛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월 결산법인인 한국콜마의 2008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매출은 사상최대치인 1535억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 소비재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서도 25.3% 성장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29.3% 증가한 87억1000만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기능성 화장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한 데다 제약부문도 탄탄한 매출상승세를 보여 '황금분할'에 성공한 점을 실적향상 배경으로 분석했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부문은 최근 3년간 성장이 정체됐지만 보브공장 인수나 더페이스샵과의 제휴 등으로 고성장이 예상되고,제약부문은 제휴를 맺은 미국 제약사가 유행성 독감 및 조류인플루엔자 관련 제품개발에 성공할 경우 국내 판권을 갖게 돼 기업가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화장품 메이커와 제약사들의 아웃소싱 추세가 강화되는 것도 한국콜마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쪽에서도 곧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콜마는 올 2분기에 일본콜마와 함께 베이징에 중국콜마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그동안 축적된 주문자 생산기술과 영업력을 감안해볼 때 중국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주가 움직임은 다소 정체돼 있다. 이달 들어 33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좀체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1일 이후 수익률도 -5% 수준으로 약세다.

전문가들은 주가의 방향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하 연구원은 "올 예상 주당 순이익이 338원에 이르고 주가수익비율(PER)도 낮은 수준이라 추가적인 상승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