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을 지지하는모임(전지모)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전지모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지모 최정수 회장은 지난 12일 '김대중씨의 국가내란죄성 발언에 대한 전지모의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김대중씨도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을 하라"며 "전직 대통령으로써 화합을 주장해도 부족할 상황에 분열하고 더 나아가 현 정권에 저항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김대중씨는 국가 내란죄로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바위에 올라갈 힘이 없으면 자택 2층 옥상에서도 가능할 것이다. 자신 없다면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며 "이제는 국가를 위하라고 요구하지 않겠다. 민족을 위해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시기가 온 것은 확실한 것 같다. 현재의 상태로 힘들겠지만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서도 "노 전 대통령의 자살로 좌파들은 고기가 물은 만난 듯 고인의 이름을 팔아먹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민주당과 진보세력들이 분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을 최대한 이용해 이익을 챙기려하고, 또 어느 정도 수확을 얻고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특별강연회에서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그렇게 안하는 것도 악의 편이고 독재자에게 고개 숙이고 아부해서는 안된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독재자로 비유해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모았다.

당시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전직 국가원수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며 민주당 등 야권은 "청와대와 여당이 전직 대통령 죽이기 광풍에 휩싸였다"고 말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앞서 전여옥 의원도 1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인간 노무현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벼랑끝전술'하듯 구사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전 의원은 "그렇게 존경하고 애틋하고 훌륭한 분이었는데 왜 살아서는 도마뱀 꼬리자르기를 하고 살모사가 어미배를 가르고 나오듯 정치인 노무현과 줄긋기조차도 부정했냐. 또 영원한 대통령이라면서 왜 그리도 몰아세웠냐"고 반문했다.

전 의원은 "지금에야 열렬히 사모한다며 '노사모당'을 자처하는 민주당, 딱하다"며 "어느 네티즌의 댓글 그대로 '별거한 남편 내치더니 죽자마자 보험금 챙기러 온 아내'와 진배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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