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확증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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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견은 쪽박의 길.눈을 뜨고 귀를 열어라.'요즘 다시 불붙고 있는 주식 투자에 대한 조언이다. '확증편견(confirmation bias)'이란 보고 싶은 것만 보고,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심리를 말한다. 주식을 갖고 있으면 '오른다',팔고 나면 '내린다'는 분석만 좇는 것이다.
거꾸로 반대의견엔 아예 고개를 돌려버린다. 자신의 믿음과 현실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은 생각하기조차 싫은 탓이다. 하지만 만일의 사태를 외면한 채 장밋빛 전망에만 솔깃하다 보면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해 결과적으로 대박은커녕 쪽박을 차기 십상이란 게 전문가들 얘기다.
주식 투자 때만 확증편견에 사로잡히는 게 아니다. 사랑할 땐 더하다. 사랑에 눈이 멀면 부모는 물론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 상대의 장점만 볼 뿐 너무 뻔한 단점도 인식하지 못한다. 누군가 알려줘도 그건 단지 자신의 사랑을 훼방 놓으려는 험담 내지 모함으로 여긴다.
성공한 사람이 저지르기 쉽다는 휴브리스(hubris,지나친 자신이나 오만으로 인한 잘못) 또한 확증편견에서 비롯되는 수가 많다고 한다. 선험(先驗)에 취해 자신의 사고와 방법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고 다른 사람의 지적이나 충고를 무시하다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는 것이다.
참담한 실패는 도중에 자신이 틀렸다는 증거가 나타나도 인정하지 않고 뭔가 핑곗거리를 찾아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내지 정당화하려 매달린 결과인 수가 많다. 행동과 인지(認知) 사이에 괴리가 생기면 인지에 맞춰 행동을 바꾸는 게 아니라 행동에 맞춰 인지를 조정한다는 말이다. 유명한 레온 페스팅어의 인지부조화 이론이다.
그러나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어제의 정답이 오늘도 정답이 되는 경우는 적다. 우리 모두 인간은 불완전하며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그게 바로 자기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더 이상의 오류를 막고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확증편견과 인지부조화에 빠져 믿고 싶은 것만 믿거나 자신이 정당하다는 걸 억지로 입증하려 들면 그야말로 바닥 없는 늪에 미끄러지기 쉽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칭찬에 매달려 비판이나 지적을 받아들일 줄 모르면 발전은 없다. 어떤 경우,어떤 위치에서든 모든 가능성에 눈을 뜨고 귀를 열어야 한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거꾸로 반대의견엔 아예 고개를 돌려버린다. 자신의 믿음과 현실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은 생각하기조차 싫은 탓이다. 하지만 만일의 사태를 외면한 채 장밋빛 전망에만 솔깃하다 보면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해 결과적으로 대박은커녕 쪽박을 차기 십상이란 게 전문가들 얘기다.
주식 투자 때만 확증편견에 사로잡히는 게 아니다. 사랑할 땐 더하다. 사랑에 눈이 멀면 부모는 물론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 상대의 장점만 볼 뿐 너무 뻔한 단점도 인식하지 못한다. 누군가 알려줘도 그건 단지 자신의 사랑을 훼방 놓으려는 험담 내지 모함으로 여긴다.
성공한 사람이 저지르기 쉽다는 휴브리스(hubris,지나친 자신이나 오만으로 인한 잘못) 또한 확증편견에서 비롯되는 수가 많다고 한다. 선험(先驗)에 취해 자신의 사고와 방법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고 다른 사람의 지적이나 충고를 무시하다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는 것이다.
참담한 실패는 도중에 자신이 틀렸다는 증거가 나타나도 인정하지 않고 뭔가 핑곗거리를 찾아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내지 정당화하려 매달린 결과인 수가 많다. 행동과 인지(認知) 사이에 괴리가 생기면 인지에 맞춰 행동을 바꾸는 게 아니라 행동에 맞춰 인지를 조정한다는 말이다. 유명한 레온 페스팅어의 인지부조화 이론이다.
그러나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어제의 정답이 오늘도 정답이 되는 경우는 적다. 우리 모두 인간은 불완전하며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그게 바로 자기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더 이상의 오류를 막고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확증편견과 인지부조화에 빠져 믿고 싶은 것만 믿거나 자신이 정당하다는 걸 억지로 입증하려 들면 그야말로 바닥 없는 늪에 미끄러지기 쉽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칭찬에 매달려 비판이나 지적을 받아들일 줄 모르면 발전은 없다. 어떤 경우,어떤 위치에서든 모든 가능성에 눈을 뜨고 귀를 열어야 한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