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싱가포르의 헤지펀드를 비롯한 기관투자가와 프라이빗뱅킹(PB)을 이용하는 개인 '큰손'들이 주식 비중을 늘리는 등 위험 자산으로 속속 이동하고 있다. "

저스틴 크로퍼드 맥쿼리그룹 아시아 세일즈 총괄은 14일 홍콩 아시아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시장이 유동성을 바탕으로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일시적 상승)에서 점차 실적이 뒷받침되는 펀더멘털 장세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크로퍼드 총괄은 "올 들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크게 올랐지만 베어마켓 랠리로 보고 수익을 놓친 헤지펀드와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운용하는 매니저들 사이에 향후 상승장도 놓치면 해고된다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며 "이에 따라 상승 여력이 큰 종목과 선물옵션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레버리지(차입)가 높은 파생상품 등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달 홍콩 주식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798억홍콩달러(약 12조9084억원)로 올해 1~4월 평균 거래대금인 490억홍콩달러보다 63% 이상 급증했으며,홍콩H지수 선물은 지난달 12일 4795계약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크로퍼드 총괄은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지표가 나아졌고 중국은행과 한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면서 시장이 오르는 동안 방관하던 아시아시장의 '큰손'들이 뒤늦게 뛰어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이 공매도를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이 같은 분위기 탓에 헤지펀드 등이 본격적으로 공매도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크로퍼드 총괄은 "지난 11일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사상 8번째로 많은 순매수를 보이는 등 아시아 증시에서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4년 맥쿼리그룹에 입사해 2000년 호주 ELW부문 대표에 오른 뒤 싱가포르 주식시장그룹 대표를 지냈고 2007년부터 홍콩 싱가포르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주식시장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홍콩=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