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캐나다 "인플레 우려"… 美·日 "긴축전환 이르다"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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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재무장관 '부양책 출구전략' 놓고 공방
이탈리아 레체에서 12,13일 열린 주요 8개국(G8) 재무장관 회담의 초점은 경기부양책의 '출구 전략'에 모아졌다.
G8은 일단 언제 어떻게 재정정책의 고삐를 다시 조이고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지에 대한 '출구전략'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상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인플레이션 경계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논의해야 한다는 필요성엔 각국이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다. 그러나 이행 시기에는 각국의 입장 차이가 컸다.
◆경기회복 조짐…출구전략 논의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각국에서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실업률 증가와 소비지출 감소세가 주춤해졌고,중국 등 이머징 국가들의 경기도 차츰 살아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표한 월간 분석 보고서에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선진국 경제가 지난 4월에 경기저점에 도달(possible trough)한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연말께는 글로벌 경기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세계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난듯 싶자 시장의 관심은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풀어놓은 막대한 유동성과 재정적자 확대 문제로 옮겨갔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연 3.0%를 밑돌던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금리)은 최근 4%에 육박하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계속 늘리는 데다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IMF는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4년이면 선진 10개국의 정부 부채가 GDP의 114%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채금리 상승으로 모기지 금리까지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자재값도 폭등하고 있다. 이 같은 금리와 원자재값 상승이 이제 싹트기 시작한 경기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영국과 독일 일본 등 다른 나라의 국채 금리도 올 들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G8 재무장관 회담 참가국 중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재정정책을 펴온 독일과 캐나다 등은 인플레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기 전에 경기부양 규모를 축소하지 않으면 심각한 후유증이 뒤따를 것이라며 '적정시점'에 출구전략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페어 슈타인브뤽 독일 재무장관은 "현재의 재정적자 수준에 비춰볼 때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줄리오 트레몬티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막대한 규모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벌써부터 경제위기의 원인이었던 금융투기가 다시 생겨나고 있다"며 "특히 원유시장에서의 투기가 경제회복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은 "민간 영역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고 공공 영역은 시장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이트너 "아직 성장에 초점 둬야"
그러나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은 "경기회복 기미가 뚜렷하지 않은 지금 경기부양책 축소는 아직 이르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고,유럽 경제도 낙관하기 이르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의 부양책이 철회되면 개발도상국들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경제 폭풍이 완화되고 있지만 각국이 정책을 긴축으로 바꾸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주장했다. 가이트너는 또 "G8과 G20 국가들의 정책초점은 여전히 '성장'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도 "각국 정책당국은 현존하는 위기와 싸우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며 가이트너 장관의 입장을 지지했다.
크리스틴 라자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G8 국가들은 출구 전략을 너무 빨리 내놓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도 "아직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다"며 "여전히 (국가가 나서서) 다뤄야 할 위험 요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선진국들의 출구 전략 논의는 아직 경제위기가 최악의 국면을 지나지 않은 개발도상국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G8은 일단 언제 어떻게 재정정책의 고삐를 다시 조이고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지에 대한 '출구전략'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상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인플레이션 경계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논의해야 한다는 필요성엔 각국이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다. 그러나 이행 시기에는 각국의 입장 차이가 컸다.
◆경기회복 조짐…출구전략 논의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각국에서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실업률 증가와 소비지출 감소세가 주춤해졌고,중국 등 이머징 국가들의 경기도 차츰 살아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표한 월간 분석 보고서에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선진국 경제가 지난 4월에 경기저점에 도달(possible trough)한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연말께는 글로벌 경기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세계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난듯 싶자 시장의 관심은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풀어놓은 막대한 유동성과 재정적자 확대 문제로 옮겨갔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연 3.0%를 밑돌던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금리)은 최근 4%에 육박하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계속 늘리는 데다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IMF는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4년이면 선진 10개국의 정부 부채가 GDP의 114%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채금리 상승으로 모기지 금리까지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자재값도 폭등하고 있다. 이 같은 금리와 원자재값 상승이 이제 싹트기 시작한 경기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영국과 독일 일본 등 다른 나라의 국채 금리도 올 들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G8 재무장관 회담 참가국 중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재정정책을 펴온 독일과 캐나다 등은 인플레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기 전에 경기부양 규모를 축소하지 않으면 심각한 후유증이 뒤따를 것이라며 '적정시점'에 출구전략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페어 슈타인브뤽 독일 재무장관은 "현재의 재정적자 수준에 비춰볼 때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줄리오 트레몬티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막대한 규모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벌써부터 경제위기의 원인이었던 금융투기가 다시 생겨나고 있다"며 "특히 원유시장에서의 투기가 경제회복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은 "민간 영역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고 공공 영역은 시장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이트너 "아직 성장에 초점 둬야"
그러나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은 "경기회복 기미가 뚜렷하지 않은 지금 경기부양책 축소는 아직 이르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고,유럽 경제도 낙관하기 이르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의 부양책이 철회되면 개발도상국들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경제 폭풍이 완화되고 있지만 각국이 정책을 긴축으로 바꾸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주장했다. 가이트너는 또 "G8과 G20 국가들의 정책초점은 여전히 '성장'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도 "각국 정책당국은 현존하는 위기와 싸우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며 가이트너 장관의 입장을 지지했다.
크리스틴 라자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G8 국가들은 출구 전략을 너무 빨리 내놓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도 "아직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다"며 "여전히 (국가가 나서서) 다뤄야 할 위험 요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선진국들의 출구 전략 논의는 아직 경제위기가 최악의 국면을 지나지 않은 개발도상국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