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쌀ㆍ비료 내세워 임금 낮출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 "일방적 요구 수용 못해"
19일 3차회담 입장 조율 관심
19일 3차회담 입장 조율 관심
정부는 19일 열리는 개성공단 3차 실무회담을 통해 남북간 의제에 대해 '포괄적인 협의' 를 하되 북측의 일방적인 요구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개성공단 관련 현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전달하고 북측 입장도 들어보는 등 '포괄적인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을 수용하거나 5억달러 요구를 토대로 해서 논의를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이어 "북측이 제시한 토지임대료와 임금 등 문제와 함께 우리 측이 내놓은 개성공단 내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출입체류 제한조치 해제 등 현안 문제들도 다룰 것"이라며 "억류 중인 우리 근로자의 조속한 석방과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협의가 진행되도록 차분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포괄적 협상 방침을 정함에 따라 개성공단을 둘러싼 남북 당국 간 빅딜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측은 지난 11일 2차 회담 때 임금 300달러,토지 임대료 5억달러 인상 등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도 회담 직후 우리 측 인사에게 쌀과 비료 등 5억달러 상당의 현물 지원이 이뤄지면 임금 등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따라서 과거 대북 경수로 제공 사업 당시 임금협상의 양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당시 과도한 요구를 제시했다가 수위를 단계적으로 낮춘 뒤 임금 인상폭만큼의 쌀과 비료 등을 챙겼다.
제 1차 북핵위기 이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북한에 경수로를 지으면서 북측의 요구대로 임금 협상을 진행했다. 1997년 1월 KEDO는 북한과의 협상 끝에 근로자 기본급을 월 110달러(숙련공 제외)로,연 임금 인상률을 최대 2.5%로 각각 정했다. 그러나 2000년 2월 북한이 갑자기 근로자 임금을 600달러로 올리자며 인력 철수 등의 강경책을 폈다. 같은 해 8월 북측은 임금인상 요구 수준을 600달러에서 390달러로 낮추면서 차액을 쌀과 비료로 달라고 요구했다. KEDO와 북측은 '밀고 당기기' 끝에 2002년 10월 이 같은 북의 수정안대로 합의,양해각서 초안을 교환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우리 당국자를 불러 놓고 무리한 임금 인상을 요구한 배경에 비춰 경수로 사업 때 임금 인상폭만큼 현물을 달라고 했던 것처럼 다른 모종의 대가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개성공단 관련 현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전달하고 북측 입장도 들어보는 등 '포괄적인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을 수용하거나 5억달러 요구를 토대로 해서 논의를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이어 "북측이 제시한 토지임대료와 임금 등 문제와 함께 우리 측이 내놓은 개성공단 내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출입체류 제한조치 해제 등 현안 문제들도 다룰 것"이라며 "억류 중인 우리 근로자의 조속한 석방과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협의가 진행되도록 차분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포괄적 협상 방침을 정함에 따라 개성공단을 둘러싼 남북 당국 간 빅딜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측은 지난 11일 2차 회담 때 임금 300달러,토지 임대료 5억달러 인상 등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도 회담 직후 우리 측 인사에게 쌀과 비료 등 5억달러 상당의 현물 지원이 이뤄지면 임금 등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따라서 과거 대북 경수로 제공 사업 당시 임금협상의 양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당시 과도한 요구를 제시했다가 수위를 단계적으로 낮춘 뒤 임금 인상폭만큼의 쌀과 비료 등을 챙겼다.
제 1차 북핵위기 이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북한에 경수로를 지으면서 북측의 요구대로 임금 협상을 진행했다. 1997년 1월 KEDO는 북한과의 협상 끝에 근로자 기본급을 월 110달러(숙련공 제외)로,연 임금 인상률을 최대 2.5%로 각각 정했다. 그러나 2000년 2월 북한이 갑자기 근로자 임금을 600달러로 올리자며 인력 철수 등의 강경책을 폈다. 같은 해 8월 북측은 임금인상 요구 수준을 600달러에서 390달러로 낮추면서 차액을 쌀과 비료로 달라고 요구했다. KEDO와 북측은 '밀고 당기기' 끝에 2002년 10월 이 같은 북의 수정안대로 합의,양해각서 초안을 교환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우리 당국자를 불러 놓고 무리한 임금 인상을 요구한 배경에 비춰 경수로 사업 때 임금 인상폭만큼 현물을 달라고 했던 것처럼 다른 모종의 대가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