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시국회가 보름 넘게 열리지 못하고 있다. 16일 열리는 한 · 미 정상회담까지 겹쳐 국회 개원 논의는 18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법상 자동으로 열어야 하는 국회가 20일을 표류하게 되는 셈이다.

6월 국회가 열리지 않는 이유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극명한 입장 차이 때문이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의원총회에서 "주말에 안상수 원내대표(한나라당),문국현 대표(창조한국당)를 만나 협상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입장부터 검찰의 수사관행의 문제점 등 현재 상황에 대한 인식 격차가 현저하게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공감대를 찾고 이 문제를 푸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고 특히 이 대통령 방미 기간엔 (한나라당이) 움직일 상황이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조건없이 국회를 열어야 한다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안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조문정국을 이용해 국회에 들어오지 않아 비정규직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짝수달 1일에 소집요구 없이도 자동으로 국회를 여는 국회법 개정안을 2~3일 안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오 국회의장 역시 국회를 조속히 열 것을 촉구했다. 김 의장은 "한 달짜리 임시국회 소집여부를 놓고 '샅바싸움'으로 보름 이상을 소진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느냐"며 "임시국회 개회를 두고 한나라당은 집권당으로서의 대승적 결단을,야당은 전제조건의 고리를 스스로 끊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도 1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지금은 경제 · 안보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국민적 결속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임시국회가 개회돼서 국민들이 걱정하는 민생,안보 문제가 최우선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 야 원내대표단의 협상력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이 요구한 대통령 사과,책임자 처벌,특검 등 5가지 사항 중 1~2가지도 서로 협의할 수 없는 건 협상단의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질책이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요구한 검찰개혁특위 구성은 자유선진당도 찬성 입장이라 절충 여지는 없지 않다. 여야의 힘겨루기 속에 30여개의 시급한 민생현안은 계속 표류하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