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미국 클레어몬트 경영대학원 박사과정 강의실.초가을 햇살을 등지고 천천히 등장한 피터 드러커가 재킷을 벗고 소매를 걷어올리며 타이를 느슨하게 고쳐 맸다. 그가 수업을 시작할 때마다 늘 하는 행동이다.

강의실에 앉아 어색한 웃음을 머금고 있는 학생 중에 전직 공군 장교 윌리엄 코헨이 있었다. 그는 4년 동안 위대한 스승 밑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교훈'들을 하나 하나 체득했고,훗날 장군이 됐으며 교수와 경영 컨설턴트를 거쳐 대학 총장이 됐다. 《피터 드러커 미공개 강의노트》(윌리엄 코헨 지음,김명철 옮김,문학수첩)는 그가 꼼꼼하게 받아 적은 드러커의 강의 노트다.

잭 웰치의 경우도 드러커의 두 질문에 자극을 받았다. "만약 당신이 그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면,지금이라도 뛰어들겠는가?" "그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웰치는 이 질문을 받은 뒤 수익성이 없는 사업을 정리하고 최고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이처럼 드러커의 가르침과 저서들은 '위대한 질문'의 소산이다. '피터 드러커 탄생 10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를 앞두고 그의 저서들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피터 드러커,창조하는 경영자》(피터 드러커 지음,이재규 옮김,청림출판)라는 책에서 그는 '경영자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란 질문을 통해 '창조'와 '미래'에 관한 해답을 제시한다.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한국경제신문사)와 《미래경영》(청림출판),《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 세트》(21세기북스),《경영의 실제》(한국경제신문사),《피터 드러커 NEW SOCIETY》(엘도라도),《프로페셔널의 조건》(청림출판) 등에서도 그의 질의응답식 혜안을 확인할 수 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