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브릭스(BRICs) 4개국이 16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시에서 첫 정상회담을 연다. 이번 회의에선 미 달러화에 대한 공격보다는 글로벌 영향력과 경제협력 확대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프리호드코 러시아대통령 보좌관은 14일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 더 현실적인 문제들이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세이 쿠르딘 러시아 재무장관도 지난 13일 "기축통화 시스템이 몇년 안에 크게 바뀌기 힘들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축통화로서 달러를 대체할 슈퍼통화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혀 온 러시아 당국이나 달러 역할 문제가 비중있게 다뤄질 것이라는 브라질 당국의 최근 발언과는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과도한 달러 흔들기가 자칫 2조8000억달러에 달하는 브릭스 보유 외환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와 함께 미국과 정면대결을 피하고 싶어하는 중국의 의중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채권 매입을 통한 의결권 확대 등 국제금융기구 개혁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서방 금융회사들에 대한 규제강화 △기후변화,에너지 및 식량 안보 공조 △경제협력 강화방안 등도 의제에 오를 전망이다. 핵 비확산도 논의될 예정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