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의 류밍캉 주석(장관급 · 사진)이 중앙 정부의 예측치를 크게 밑도는 암울한 경제 전망을 내놨다가 이를 뒤늦게 수습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15일 왕이차이징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류 주석은 지난 주말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춘계회의에서 "중국 성장률이 올해 6.54%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정부와 관변학자들이 일관되게 밝혀 온 8%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류 주석은 이어 "중국의 공업생산이 감소하고 있으며 2400만명의 졸업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취업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부담"이라며 "전 세계 실업률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내년에도 세계경제가 회복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 대해서는 "자동차 판매 증가가 철강산업의 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으나 철광석의 수입에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현재의 자동차 판매 증가는 일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은 후진타오 주석,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가 올해 '성장률 8% 사수'를 목표로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으며 투자와 소비에서 일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와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류 주석의 발언은 지난 12일 장중에 전해지며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를 1.91% 끌어내렸다. 중국 은행감독위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14일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류 주석은 올해 중국 경제가 8% 안팎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