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정보기술(IT) 전시회인 '월드IT쇼(WIS)2009' 전시 기간에는 세계 14개국 장 · 차관이 참석하는 방송통신장관회의와 12개국 56명의 방송통신분야 리더들이 대거 참여하는 '국제 방송통신 컨퍼런스'가 함께 열린다. 이 때문에 첨단 IT 제품의 트렌드는 물론 각국 정부의 방송통신 정책 방향,방송통신의 미래 전략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융합의 미래를 본다

17~18일 이틀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 방송통신 컨퍼런스는 미디어 융합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미디어 융합과 그 이후(Media Convergence and After)'.미디어 융합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방향,디지털 콘텐츠의 성공을 위한 비전과 전략,방송통신 융합환경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전략 등이 3개 트랙으로 나눠져 논의된다. 방송통신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는 국제적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는 게 방통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 컨퍼런스는 예년에 비해 규모가 커졌다. 총 3개 트랙,12세션,기조강연과 슈퍼패널 세션으로 구성된다. 행사의 규모와 명성에 걸맞은 세계 각국의 미디어 관련 전문가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중국 일본 등 12개국에서 55명(외국인 연사 30명 포함)의 발표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시자키 가쿠 일본 총무성 차관이 '미디어 융합시대에 규제기관의 역할 및 대응'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미국 뉴스코퍼레이션의 에밀리아노 칼럼직 폭스TV 스튜디오 사장과 조지 페날베 프랑스텔레콤 총괄부사장은 '미디어 융합시대에 미디어 그룹의 대응 전략 및 발전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슈퍼패널 세션에서는 방송통신분야 기업의 임원들이 차례로 연사로 나서 미디어 융합시대의 세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과 비전을 소개한다. 요시노리 이마이 일본 NHK 부회장,홍콩 인터넷TV(IPTV)사업자인 PCCW의 칼슨 추 부사장,인플루엔셜 마케팅 블로그 설립자인 로힛 바르가바 등이 패널로 참여한다.

일반세션의 정책 분야에서는 서병조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조나단 D 레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수석 경제학자,이쿠오 미스미 일본 경제산업성 IT보안정책과장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타임워너 디즈니 등의 관련 사업자들이 대거 연사로 참여한다.



◆한국 첨단IT,세계에 알린다

세계 각국의 방송통신 정책과 규제 방향을 논의할 방송통신장관회의는 17일 코엑스에서 국제 방송통신 컨퍼런스와 동시에 개최된다. '방송통신 융합과 미래 혁명-위기 속의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열리는 장관회의에는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라오스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파라과이 등 14개국 방송통신 장 · 차관이 참석한다. 장관회의 기간 동안 각국 장 · 차관의 양자회담도 함께 열린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장관회의에서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한국의 방송통신 정책'을 발표한다. 이어 참가국들도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경제위기 극복 정책 등을 차례로 소개,최근의 경제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각국의 정책과 경험을 공유해 글로벌 공동 번영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장관회의에서는 한국이 핵심기술을 보유한 모바일 초고속인터넷 와이브로(WiBro)와 인터넷TV(IPTV) 등 신규 융합서비스의 확산과 활성화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의 공동 대처가 필요한 개인정보 침해,스팸 등 정보통신 발전에 따른 인터넷 역기능에 대처하는 방안도 모색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장관회의와 함께 열리는 월드IT쇼를 경제 외교의 기회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는 첨단 IT 장비 전시 및 시연을 통해 장관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장 · 차관에게 방송통신 분야 저탄소 녹색성장을 홍보할 계획이다. 이번 장관회의에 참가하는 각국 장 · 차관들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표적인 글로벌 IT기업도 방문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이번 장관회의와 국제 방송통신 컨퍼런스를 통해 전 세계가 직면한 도전과 기회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될 수 있는 것은 물론 미디어 융합시대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방송통신강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강화하고 아시아 중동 남미 등으로 와이브로의 해외진출을 확대해 범세계적 와이브로 벨트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