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대통령 선거 후폭풍이 거세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12일 끝난 이란 대선 결과를 놓고 불거진 부정선거 의혹을 조사하라고 명령했다고 A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는 국영TV를 통해'지난주 치러진 대선에서 패배한 개혁파 야당 측이 제기한 부정선거 의혹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란 헌법상 최고권력자인 하메네이 지도자가 직접 나서 공식 국가 권력기구인 혁명수호위원회에 개혁파 미르 호세인 무사비 후보 측이 제기한 부정선거 의혹을 조사토록 명령했다는 것이다.

AP통신은 "선거결과를 환영했던 이란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이 입장을 변화한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하메네이 지도자가 선거결과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명목상의 조사를 지시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아흐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에게 패한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는 14일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아흐마디네자드가 63%의 높은 득표율로 압승을 거둔 건 부정선거 때문"이라며 "이란 헌법수호위원회에 대선 결과 무효화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무사비 전 총리는 같은 날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를 만나 이번 대선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테헤란을 중심으로 무사비 지지자들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도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선거 결과가 의심된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김동욱/김미희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