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작업장 주변 고철을 줍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

포스코 광양제철소 박영수씨는 "작업이 끝나면 부서별로 할당된 고철수집량을 채우기 위해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며 최근 달라진 작업장 분위기를 전했다.

1960~1970년대 헐벗고 굶주리던 시절의 모습이 글로벌 초일류기업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은 사상초유의 영업적자 때문이다. 15일 광양제철소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요부진으로 지난 3월 영업이익이 160억원 적자로 전환된 이래 최근 3개월간 누적적자가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지난 22년간 적자라곤 모르고 살던 광양제철소도 처음으로 비용 및 원가절감을 위한 비상대책카드를 뽑아들었다. 연말까지 버려진 고철 2000t을 수거할 계획이다.

광양제철소가 올해 수거할 고철 2000t을 t당 50만~80만원으로 계산하면 대략 10억~16억원에 이른다. 제철소 관계자는 "액수로는 큰 의미가 없지만 이는 노사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사 한마음 운동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광양=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