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750억원의 할인 혜택을 드립니다. '

홈플러스가 17일 자사의 '베이비&키즈 클럽' 회원들을 대상으로 다음 달 22일까지 출산 · 육아 상품을 싸게 판매하는 '육아지원 캠페인' 행사 보도 자료를 내면서 밝힌 내용이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총매출(5조9504억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 달여 동안 진행하는 이벤트에 할인 쿠폰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1조2750억원은 85만명에 달하는 전체 회원이 할인 쿠폰을 전량 소진했을 때를 가정한 액수여서 전형적인 '숫자 뻥튀기' 마케팅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홈플러스가 회원에게 발송한 쿠폰북에는 분유,기저귀와 각종 수유 · 위생용품 등 출산 · 육아 용품을 20~50% 싸게 살 수 있는 할인쿠폰이 들어 있다. 회원이 쿠폰을 모두 쓸 경우 총 400만원어치의 상품을 250만원에 살 수 있다. 1인당 150만원가량 할인받는 셈이어서 여기에 85만명을 곱하면 1조2750억원이 나온다는 게 홈플러스의 셈법이다.

하지만 회원이 쿠폰을 모두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홈플러스가 밝힌 '베이비&키즈 클럽' 회원의 쿠폰 회수율은 20~30% 정도이고 소모품인 분유,기저귀를 제외한 다른 상품들의 쿠폰 회수율은 10%를 밑돈다. 게다가 홈플러스는 이번 행사에서 분유와 기저귀만 최대 쿠폰 할인액을 각각 5만원과 4만원으로 제한했다.

정작 홈플러스 측도 평소 두 배를 발행한 이번 쿠폰 행사의 회수율이 평균치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비현실적인 숫자를 내건 것으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킬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