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파키스탄에 1억유로(약 1750억원) 이상의 원조를 제공키로 했다. 파키스탄 정부군의 탈레반 소탕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 난민 지원이 주 목적이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최근 파키스탄 북서부 스와트 밸리 지역에서 벌어진 파키스탄 정부군과 탈레반 간 전투 과정에서 생겨난 유민 구호와 분쟁지역의 상 · 하수도 등 인프라 개선에 총 1억2400만유로를 제공키로 약속했다.

이와 함께 EU는 파키스탄 정부가 탈레반 등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와 대테러 전쟁을 계속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회담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원조는 갑작스럽게 삶의 터전을 잃거나 사회 기반시설이 취약한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원조와 함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EU와 파키스탄의 교역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르다리 대통령은 회의 참석에 앞서 "우리는 유럽의 원조가 아니라 교역을 바란다"며 EU의 대규모 원조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EU와 파키스탄 정상은 이날 탈레반 등 과격 이슬람 무장단체의 대테러 협력 방안,파키스탄 민주주의 정착,정상회담 정례화 등 이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