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건설로 불황 파고를 넘어 신성장동력을 찾아라.'

건설업계가 18일 '2009건설의 날'을 맞아 건설경기 침체를 걷어내고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올해의 비전을 선언했다. 최근 주택분양시장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16만채에 달하는 미분양주택 해소가 지지부진한 데다 치솟는 원자재값,경기침체 상황 지속 등으로 건설업계 불안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건설단체연합회(건단련)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09 건설의 날' 기념식을 갖고 녹색성장과 건설인의 도전정신을 조명하기 위한 비전을 공포했다.

◆건설업계 경영난 악화…활로 모색 시급

건설업계는 최근 주택분양시장의 반짝 회복 조짐에도 경영난이 크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수도권 일부 택지지구의 훈풍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6만채에 달하는 전국 미분양물량은 줄어들 기미가 없다. 당장 풀리는 정부의 공공공사 물량도 대형 건설업체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중소형 건설사나 주택전문업체들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게 건설협회 측 주장이다.

건설업계의 전체 수주액을 보면 명료하게 드러난다. 2년 전 127조9000억원에서 작년에는 120조원으로 7조원이 줄었다. 해외건설수주액은 급감하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중동지역 발주물량 증가로 2005년부터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하다가,작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주세가 완전히 꺾였다. 올해 1분기 누계 수주가 작년 동기 대비 39%가 줄어든 79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건설업체들의 일감 수치를 나타내는 건축허가실적도 작년의 경우 12억700만㎡로 전년 대비 20.1%가 감소했다. 건설업계는 지역 간 · 규모 간 양극화 심화도 큰 문제다. 정부 공공공사의 대기업 편중 발주,브랜드화에 의한 차별화 분양 양극화 등 수도권업체와 지방업체,대형업체와 중소업체 간 양극화가 점차 심화되는 추세다.

건설업계 전반을 둘러싼 이 같은 불안감 해소를 위해 건설업계는 올해 '녹색건설사업의 집중'을 해답으로 내놓았다. 미래 사회의 변화와 이에 따른 건설산업의 변화 전망에 비춰볼 때 당장 상황반전을 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장기적으로 정부 지원도 있고 세계적 건설트렌드와도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방향은 맞게 잡았고,건설업계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예상 외로 성과가 빨리 나타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린건설사업이 해답…녹색건설 35조원 투자 땐 80조원 생산유발

대한건설협회 산하 건설산업연구원은 이날 업계가 집중해야 할 녹색건설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 관심을 끌었다. 건산연은 주제 발표를 통해 "녹색건설사업에 35조원을 투자하면 80조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취업유발 인원도 정부의 대표적 녹색공공사업인 4대강 사업의 경우 29만5000여명을 포함해 약 60만명에 이르는 등 경제위기 극복에 건설업이 '1등공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윤영선 박사팀은 '4대강 사업 경제파급효과'라는 분석자료를 통해 4대강 사업에 16조9000억원이 투자되면 산업 생산유발 효과는 29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여기에 부가가치유발효과 13조1000억원을 포함하면 42조1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4대강 사업과 녹색교통망 구축사업 등 녹색건설사업에 35조원이 투자되면 생산유발효과는 79조500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건산연은 앞으로 건설업계가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사업에서의 녹색건설사업을 표본으로 민간에서도 적극적인 그린건설 아이템을 개발할 것을 주창했다. 주택상품에서는 에너지 절약형 그린홈을 핵심 개념으로 삼을 것을 강조했다.

상업용 건물인 오피스와 상가 건물에서도 태양광 발전시설 도입,재건축을 용이하도록 하는 건자재 활용 등을 제안했다. 산업시설에서의 친환경 · 그린개념 연구를 통한 신기술 개발을 할 경우 최근 악화되고 있는 해외건설시장 진출에도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홍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장은 "건설산업이 녹색건설로 변화할 수 있도록 먼저 업계가 솔선해서 신기술 개발에 앞장서고,정부도 이를 뒷받침해주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협회 차원에서 각종 녹색건설 상품 서비스 개발을 유도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