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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자원개발 만리장성에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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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광구 지분에 눈독 들일 때
    중국은 석유회사 통째로 사버려
    '4억5000만달러 VS 79억2000만달러.'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월 페루 석유기업인 페트로텍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4억5000만달러를 지불했다. 그나마 양호한 공기업의 신용으로 해외 금융회사들에서 어렵게 조달한 자금이었다.

    중국 시노펙은 최근 인수전이 불붙은 스위스 아닥스를 무려 79억2000만달러에 인수할 의향을 내비쳐 경쟁사들을 놀라게 했다. 자금줄은 2조달러에 이르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외환보유액.아닥스 인수를 추진 중인 석유공사는 중국이 그 정도 가격을 제시했다면 경쟁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공사의 자체 신용만으로는 20억달러를 조달하기도 버겁다는 것이다.


    ◆중국,한국 견제 나섰나

    한국이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을 통해 해외 생산유전,석유기업,광산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자 중국 에너지 기업들의 견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양국 기업들이 해외 자원 확보전에서 맞붙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 자금력이 밀리는 한국은 그동안 탐사 · 개발 단계의 광구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석유공사와 광물공사의 자본금 확충을 통해 대형화를 추진하면서 해외자원개발 전략은 공세적으로 전환됐다. 생산유전은 물론 중견 해외 석유기업 인수를 추진하기 시작한 것.정부는 이를 통해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을 5.7%(2008년)에서 2013년 20%,2030년까지는 40%로 끌어올리고 6대 전략광종(유연탄 우라늄 철 동 아연 니켈)의 자주개발률도 2030년까지 50%로 높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한국이 그동안 관심을 갖지 않던 분야의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무차별적으로 자원 사냥을 벌여온 중국과의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면서 "거대한 공룡과의 힘겨운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힘이 부친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의 공세적인 자원개발 전략은 작은 성과를 낳기도 했다.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중국과의 경쟁도 뚫었다. 석유공사는 페트로텍 인수전에서 중국 CNPC와 경쟁해 이겼다.

    최근 캐나다의 우라늄 정광 생산회사 지분 17.0%를 인수,최대주주가 된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도 중국 기업을 따돌리기 위해 양해각서와 본계약을 모두 인터넷을 통해 맺는 묘안을 짜내기도 했다.


    ◆결국은 '실탄'…KIC 국민연금 나서야

    중국과의 충돌은 앞으로도 빈번해 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문제는 다가올 더 큰 자원 확보전에서 과연 중국과 경쟁할 '실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다.

    중국은 자원 인수에 거액을 직접 베팅할 뿐만 아니라 자국 기업이 수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거액을 빌려주는 지원사격까지 감행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카자흐스탄 러시아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4개 자원 부국에 460억달러 대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엔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에 1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해외자원 확보는 결국 누가 적기에 필요한 자금을 빨리 동원할 수 있느냐에 따라 승부가 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보다 공격적인 자금 동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투자공사(KIC)나 국민연금 등이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종합상사의 한 고위 임원은 "KIC나 국민연금이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 투자를 통한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중국을 비롯한 각국이 자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마당에 우리는 부처간 이견으로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과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자원개발에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지만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보건복지가족부 등 소관 부처들은 부실투자 우려 등으로 실무협의조차 벌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선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광물공사가 올초 로즈베리 아연광산을 인수하기로 하고 가격협상까지 거의 마친 상황에서 중국 기업이 광산을 보유한 기업을 아예 인수해 버렸던 것과 유사한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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