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아이러브스쿨'이라는 한 커뮤니티 사이트는 전국을 '동창 찾기'의 열풍 속으로 몰아넣었다.

밤 거리마다 동창회에 모인 남녀들이 몰려 다녔다.초등학교 시절 첫사랑을 다시 만나는 바람에 사귀고 있던 커플들이 헤어지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2002년에는 실명 회원 수만 10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온라인(가상공간)의 열풍이 오프라인(실제공간)에 파장을 미치면서 새로운 사회풍조를 만들어낸 '획기적 사건'이었다.

하지만 찾을 사람을 다 찾아서일까.열풍처럼 몰아치던 아이러브스쿨의 인기는 어느덧 추억이 돼 가고 있다.

그 '아이러브스쿨'을 다시 만난 곳은 지난 17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 IT 쇼'에서다. 이 회사가 들고나온 아이템은 뜻밖에도 '전자 칠판'과 '전자 펜'이었다.

아이러브스쿨을 운영하는 아이엘에스 커뮤니케이션이 지난 3월 자회사인 '펜레버레토리'를 합병하면서 전자 교육 장비를 사업의 새로운 돌파구로 삼은 것이다.

이승호 아이엘에스 대표는 "비록 아이러브스쿨은 잊혀졌지만 브랜드 파워는 여전히 강하다"면서 "동창회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교육용 전자 장비쪽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아이러브스쿨 사이트(iloveschool.co.kr)는 부모와 자식이 함께 보는 건전한 동창 사이트로 계속 운영하고, 보유 중인 도메인 'iloveschool.net'을 통해 전자칠판 인터넷 마케팅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엘에스는 기존 전자칠판과 달리 값이 싸고 전기 장치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 등을 차별성으로 들고 있다.

이승걸 아이엘에스 기술연구소장은 "LCD나 PDP 패널을 이용한 일반 전자칠판과 달리 아이엘에스 제품은 전기적 장치 없는 마이크로 패턴 판에 빔프로젝트를 쏘는 방식"이라며 "전자 칠판과 펜 가격만 따지면 약 100만원 정도로 최고 3000만원에 달하는 일반 전자칠판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치가 쉽고, 전자 칠판으로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화이트보드처럼 이용할 수도 있어 실용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사실 아이러브스쿨 사이트만 놓고 본다면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브랜드를 이용한 마케팅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교육 컨텐츠 업체들과 협력해 수요처와 공급 협의 중으로 전자칠판이 향후 엄청나게 큰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베팅했다"고 말했다.

아이러브스쿨이 과거 '동창찾기' 열풍을 재현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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