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의 D램 판매가격이 제조원가 수준을 뛰어넘어 영업손익 분기점에 육박했다. D램 업계의 적자 행진이 시작됐던 2007년 4분기 이후 1년6개월여 만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가 해외 대형 PC업체들과 체결하는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4월 10%,5월 20%가량 오른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7~10% 정도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때 원가 대비 반토막까지 났던 D램 가격은 3분기에 영업 흑자를 내다볼 정도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는 이르면 2분기부터,하이닉스는 3분기부터 D램 사업부문에서 각각 영업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전자산업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양사의 반도체 사업이 흑자로 돌아설 경우 IT(정보기술)경기 활성화에도 상당한 보탬이 될 전망이다.

D램 가격이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세계 반도체업계의 구조조정과 감산 등의 여파로 향후 D램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내다본 대형 PC업체들이 주문을 늘리고 있는 데다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한국 업체와 달리 공정기술과 원가 경쟁력이 취약한 일본이나 대만 업체 등은 흑자 전환에 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과 하이닉스는 비록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현금원가(제조원가+판매관리비) 기준으로는 상당한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이달에 체결한 고정거래가격은 1기가 DDR2 기준 1.5달러 수준으로 현금원가인 1.2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또 영업원가인 1.7~1.8달러 수준에 바짝 근접해 있어 이르면 이달 하순께 열릴 예정인 고정거래가격 협상에서 손익 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올 하반기에 내놓기로 한 '윈도7' 효과 등으로 하반기 D램 시황이 상반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윈도7을 시험 체험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경기 회복만 뒷받침될 경우 세계적인 PC 교체 수요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등에 쓰이는 낸드플래시 시장도 꾸준한 가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이미 흑자로 돌아섰으며 하이닉스는 3분기 중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16기가 낸드플래시는 한때 1.64달러까지 내려앉았다가 최근 4달러 선을 회복했다.

조일훈/김현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