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18일 "최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부동산 버블 당시 만큼은 아니지만 급증하고 있어 만약 발생할 지 모르는 비상 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금감원장은 이날 출입기자와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올해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월부터 늘기 시작해 매달 3조원씩 증가하고 있다"면서 "2006년 부동산 가격 폭등 당시 주택담보대출이 월 평균 2조9000억원씩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증가세는 너무 가파른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지난달부터 주택담보대출 내용이 생활자금에서 주택 구입이나 갱신 같은 부동산쪽으로 쏠리고 있다"며 "아직까지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관련 내용을 철저히 들여다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김 원장의 발언은 6월부터 중소기업대출 목표액이 줄어들자 주택담보대출 쪽으로 영업을 집중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될 전망이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가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해 졌고,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부동산 가격마저 꿈틀거리고 있어 이 같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이중포석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김 원장은 "주택담보대출 급증과 관련해서는 모니터를 철저히 하고 상황을 세밀히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주택담보대출 취급 과당경쟁 등 쏠림현상 억제에 감독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중 유동성 문제와 관련해 "올 1분기 본원통화 평균 증가율이 26%로 전년 동기 증가율 4.6%에 비해 급격히 늘어나는 등 위기극복을 위한 유동성 공급이 집중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재 현재 시중 유동성이 과잉상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