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의 알콩달콩 골프] (48) 페어웨이 벙커 샷
안녕하세요,김미현 프로입니다. 이번 주에는 미국LPGA투어 대회가 없어 올랜도 집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갖고 나니 대회에 출전하는 일이 쉽지 않네요. 지난주 맥도날드LPGA챔피언십에서도 2라운드 막바지에 보기를 하나 기록한 것에 발목을 잡혀 커트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볼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을 때 샷하는 요령에 대해 알아볼까 해요. 요즘은 페어웨이 벙커를 아주 크게 설계하는 골프장이 늘고 있습니다. 대체로 페어웨이가 넓은 골프장이 페어웨이 벙커를 크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워낙 장타자들이 많아지다 보니 넓게 설정하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페어웨이 벙커를 플레이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곳에 설치하기도 합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봤을 때,꽤 근사하게 보이기도 하거든요. 물론 벙커에 빠진 골퍼에게는 지옥이겠지만요.

볼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지면 아마추어 골퍼들은 적잖이 당황합니다. 특히 경험이 별로 없는 골퍼는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처럼 일단 빼놓는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 물론 핸디캡이 높은 아마추어의 경우는 이 방법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페어웨이 벙커샷이 어려운 이유는 볼을 직접 맞혀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소 임팩트가 부정확한 골퍼로서는 이 샷이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페어웨이 벙커샷은 결코 어려운 샷이 아닙니다.

페어웨이 벙커샷은 중심축을 잘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스탠스가 비교적 넓은 상태에서 볼을 정확하게 맞혀야 하기 때문에 중심이 흔들리면 당연히 미스샷 확률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셋업 때 발은 깊게 파묻는 것이 좋습니다. 중심축을 단단히 고정하는 효과를 볼 수 있거든요. 깊게 묻는다는 기준은 사실 모호합니다. 딱딱한 벙커도 있고 부드러운 벙커도 있으니까요. 대체로 발이 미끄러지지 않고 지면에 단단히 박혀 있는 느낌이 든다면 적당합니다. 발이 모래에 깊게 묻힌 만큼 그립은 약간 짧게 쥐는 편이 좋습니다. 클럽은 평소와 같은 것을 사용합니다. 백스윙은 간결한 느낌으로 해야 임팩트 때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 샷은 볼을 직접 맞히는 것이 관건입니다. 따라서 셋업 때 볼 위치를 스탠스 가운데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볼을 중앙에 두면 클럽헤드가 스윙의 최저점을 지나기 전에 볼을 맞힐 수 있습니다.

셋업 때 몸의 각도는 평소보다 조금 곧추세우는 것이 좋습니다(사진 왼쪽).척추를 살짝 세우는 느낌 정도면 충분합니다. 다만 스윙 내내 이 느낌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척추를 세우는 느낌을 갖기 위해 타이거 우즈처럼 턱을 조금 들어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준비가 다 됐으면 자신있게 다운블로 샷으로 볼을 맞히면 됩니다(오른쪽).아마추어 골퍼는 흔히 페어웨이 벙커에서 볼이 턱에 걸리는 것이 두려워 퍼올리는 스윙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모래부터 먼저 때리는 뒤땅치기를 할 확률이 큽니다. 볼은 볼대로 나가지 않고 최악의 경우 볼이 벙커를 탈출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죠.다운블로로 볼을 맞히더라도 볼은 로프트만큼은 떠오르게 돼 있습니다. 클럽과 자신의 스윙을 믿고 자신있게 스윙해야 좋은 결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