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전라남도 무안군 초당대학교 문화관 뷰티코디네이션학과 실습실.방학 첫날이지만 30여명의 학생들은 실습침대에 누운 동료학생의 얼굴에 다양한 피부미용 제품을 발라보며 각 제품의 특성을 익히는 데 여념이 없다. 피부미용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실습을 하던 4학년 정현정씨는 "8월에 있을 실기시험에 대비해 예행연습을 하는 것"이라며 "실기시험장과 똑같은 규모의 시설이라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초당대는 이날부터 공식적인 여름방학에 들어갔지만 모든 학과가 방학을 잊은 채 무료로 각종 특강을 개설했다. 초당대가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 평가 정규직 취업률 전국 1위(75.5%)를 달성한 데는 이처럼 학기 중과 방학기간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의 실력을 기르기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학기 중에는 '수요특별교육제'의 역할이 크다. 군대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전투체육 시간'을 갖듯이 초당대는 수요일 오후에 모든 학과가 정규 강의를 개설하지 않고 특별교육시간을 운영한다. 특별교육시간은 여학생 메이크업 강좌,산학협력부가 실시하는 전교생 적성검사 등 취업과 관련된 각종 특강이 매주 이어진다.

초당대는 또 학생들의 취업 실력 향상을 위해 '문턱 없는 교수연구실'을 10년 전부터 운영해 오고 있다. 이는 학생 간 실력차이가 커 수업의 초점을 맞추기가 어려웠던 교수들이 직접 나서 만든 제도로, 3~4학년 학생을 정기적으로 교수연구실로 불러 1 대 1 맞춤지도를 한다. 이화춘 정보통신공학과 교수는 "교수뿐 아니라 취업에 성공한 선배들까지 멘토로 참여해 마치 피라미드 조직같이 서로를 당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초당대는 또 '1사 1교수제'를 통해 교수 한 명이 1개 기업체를 선정해 해당 기업의 기술 및 경영 애로사항을 컨설팅해 주고 담당학생의 취업까지 연계하고 있다. 박윤창 산학협력단장(아동복지학과 교수)은 "광주,전남 지역 기업체 400여곳과 협력체결을 맺고 있다"며 "이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가 학생들의 취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초당대는 협력 기업체 및 연구소로부터 겸임교수를 위촉해 현장중심의 실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 겸임교수의 강의비율이 25%에 이른다.

취업률 100%를 자랑하는 초당대의 간판학과 중 하나인 조리과학부는 각종 국내 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있다. 지난 4월 '2009 서울 세계관광음식 박람회' 학생요리대회에서 조리과학부 4학년 주성윤씨 등 3명이 개인전 금메달 4개를 수상한 데 이어 5월 '2009 대한민국요리경연대회' 학생 부문에서도 3학년 위찬욱씨 등 9명이 단체전 찬요리 부문 금메달,더운요리 부문 은메달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초당대는 군 장교를 배출할 목적의 군사학과를 신설해 올해 첫 신입생을 선발했다.

김병식 초당대 총장은 "지역사회와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끊임없는 변신으로 군 단위 대학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세계화와 지방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을 통해 서울에 있는 대학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무안(전남)=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