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와 기업이 해외 자원개발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해온 프로젝트들이 중국의 '만리장성' 같은 거대한 벽에 부닥쳐 비틀거리고 있다.

1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광물자원공사가 SK네트웍스 현대하이스코와 함께 진행해온 캐나다 블룸 레이크(Bloom Lake) 광산 지분(25%) 인수 협상이 안갯속으로 접어들었다. 중국 우한철강이 최근 이 광산을 소유한 기업인 컨솔리데이티드 톰슨 지분 20%를 2억4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광산 협상이 무산 위기에 빠졌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에 하루 4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광구를 보유한 스위스 아닥스 인수전에 나섰지만 중국의 시노펙이 가세하면서 험난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시노펙은 자금을 앞세워 아닥스를 79억2000만달러에 인수할 의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광물공사는 아프리카 중서부 니제르의 테기다 우라늄광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지난 4월 체결했지만 본계약을 앞두고 '중국 변수'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니제르에서 프랑스와 우라늄 광권을 양분해온 중국의 핵공업집단공사(CNNC)가 니제르-한국 간의 계약을 껄끄러워 하고 있어서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