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명의 승객을 태운 미국 항공사의 여객기가 운항 중 조종사의 갑작스런 사망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목적지에 착륙했다.

19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에서 18일(현지시간) 이륙해 미국 뉴저지로 향하던 컨티넨탈항공 61편 보잉 777 여객기가 대서양 상공을 지날 때 조종석에서 급작스러운 이변이 발생했다. 이 항공기를 몰던 크렉 르넬(60) 기장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긴급 구조요청을 받고 달려온 의사가 전기충격기로 응급처치를 시도했지만 헛수고였다.

결국 조종석에 있던 두 명의 부기장이 조종간을 부여잡았다. 기내에는 247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었다. 부기장들은 여느 때처럼 기내방송을 통해 착륙준비을 알렸다. 승객 대다수는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목소리가 바뀌었음을 눈치채지 못했다.

부기장들은 승무원들에게 "승객들이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면 사실대로 말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원래 도착 시간보다 조금 앞당겨진 오전 11시 47분, 기체는 무사히 뉴저지의 뉴와크 리버티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이 여객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미국 방송 NY1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런 공포도, '패닉'도 없었다. 승객들 모두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승객은 "비행 도중 뭔가 이상이 있다는 징후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며 "(기내방송을 통해 의사를 부른 것도) 승객 중 이상이 있는 줄 알았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켈리 크라이프 컨티넨탈항공 대변인은 이날 "지난 32년 간 우리 항공사에서 근무한 기장이 비행 중 자연적인 원인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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